태국 군부정권, 왕위 계승 연기로 장기집권 기반 마련

      2016.10.18 17:03   수정 : 2016.10.18 17:03기사원문
태국의 왕위계승 절차가 최소 1년 가까이 연기되면서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의 입지가 더욱 굳어진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70년만에 왕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를 주도적으로 완수해 왕실을 옹호하는 보수세력의 지지를 얻는다면 장기집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태국 왕실의 권력 공백이 쁘라윳 총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쁘라윳 총리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한 13일 발표에서 앞으로 1년간을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그는 2일뒤 왕위 계승자 마하 와치랄롱꼰 왕세자가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즉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태국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의 피라삭 포르짓 부의장은 헌법에 따라 국왕 자문기구인 추밀원의 쁘렘 띤나술라논 원장이 그동안 섭정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태국 치앙마이대학의 폴 챔버스 동남아시아연구소 조사국장은 계승 연기가 쁘라윳 총리에게 기회가 된다고 봤다. 그는 "쁘라윳 총리는 왕실 지지 세력이라는 정치적 자본을 얻을 수 있으며 훗날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챔버스 국장은 "쁘라윤 총리는 새로 들어서는 왕권과 그 제도를 보호하는 군사독재자로 부상해 장기 집권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쁘라윳 총리는 2014년 5월 쿠데타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이끄는 민주정부를 전복한 뒤 민정이양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 WSJ는 쁘라윳 총리가 비록 쿠데타 집권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언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국 유권자의 61.5%는 지난 8월 국민투표에서 군부가 제안한 개헌안에 찬성했다.


17일 태국 언론에 따르면 산센 깨우깜넷 태국 정부 대변인은 "쁘라윳 총리과 정부 행정과 관련된 일정을 (애도기간과 상관없이)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 8월 발표에서 2017년 11월에 총선을 통해 민정이양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쁘라윳 총리는 8월만 해도 "민주적이고 품위 있는 방법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주장했으나 9월에는 "내가 차기 총리가 될지 여부는 미래의 문제이기 때문에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흐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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