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매매 30분 늘렸지만 하루 거래대금은 ‘요지부동’
2016.10.23 17:30
수정 : 2016.10.23 22:15기사원문
정규매매시간 30분 연장 시행이 3개월여가 됐지만 당초 기대했던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거래량 증가가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월 4조2225억원 수준에서 거래시간이 연장된 8월 4조3742억원, 9월에는 4조5462억원, 10월 들어서는 20일 현재 4조5659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규모는 여전히 올해 1~7월 평균(4조71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크게 모자란다. 코스닥도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달까지 소폭 늘었다가 이달 들어 오히려 뚝 떨어졌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3조5292억원에서 9월 3조5531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거래시간 연장이 시작되기 전인 올 1~7월(3조4756억원)보다 각각 1.54%, 2.23% 증가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9938억원으로 3조원 밑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말 발생한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하락세를 겪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약.바이오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여파로 정보기술(IT) 부품주가 조정을 겪은 점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 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하면서 내세웠던 증시 유동성 확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을 연장할 당시 유동성 확대 효과가 크다고 얘기했던 만큼 현재의 거래대금 수준에서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들어 주요국 증시에서 거래대금 감소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찬우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요 정책과제로 주식거래시간 추가 연장을 추진키로 해 주목되고 있다. 거래시간을 30분 늘린 지 3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논란마저 일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달 초 취임사에서 "거래시간 추가 연장 등 투자자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향후 정 이사장이 거래시간 연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거래시간 연장을 거론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을 늘린 지 채 3개월이 되지 않았는데 정 이사장이 정규시장의 거래시간을 추가로 늘리겠다고 말한 건 아닐 것"이라면서 "중장기과제로 시간외 거래시간 연장 등 정규시간 이외의 거래시간을 늘리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