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제 위기 '디지털 경제'로 돌파

      2016.10.27 17:00   수정 : 2016.10.27 17:00기사원문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오히려 유럽연합(EU) 경제는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잇달아 겪으면서 저성장과 고실업이라는 부진의 늪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EU의 경제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해지고 장기화.고착화된 근본 원인을 EU와 유로 지역에 내재된 태생적 한계, 거버넌스 부재, 산업경쟁력 약화라는 세 가지 시각에서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떠오른 디지털 경제의 중요성을 되짚어보며 디지털 이류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어전략으로서 '글로벌 기업 규제 강화'와 공격적인 성장전략으로서 '디지털 어젠다 추진'을 선택한 EU경제의 변화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디지털 경제의 확산은 사실 유럽이 추구해온 사회적 시장경제에 위기의식을 던지고 있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문제점과 과제가 생겨남에 따라 EU는 디지털 기업들의 사회활동이 발생시키는 사회적.윤리적 문제점과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 책에선 개인정보보호, 조세, 신사업 활동의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EU의 보호주의 정책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처럼 EU는 글로벌 기업 규제를 통해 일자리와 시장을 지키는 방어전략을 구사하는 한편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육성을 통해 취약한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어젠다를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책에선 디지털 어젠다의 성공 요건과 함께 2020년 EU경제의 미래 모습을 네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살펴보면서 향후 분야별 영향과 경쟁구도도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EU 정책의 실제 대상이 되거나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대응전략을 펼치고 있을까. 이 책은 마지막으로 미국 디지털 기업과 중국 혁신기업들의 유럽시장 진출전략을 대표적인 기업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이미 유럽 대륙을 점령한 미국 디지털 기업들은 물론 유럽의 콘텐츠와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하드웨어 분야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혁신기업들의 대응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한국 기업이 EU의 담장 높은 규제를 돌파하고 유럽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EU는 디지털 성장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인 동시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규제가 강화되는 이중성을 지닌 '두 얼굴의 시장'이다.
이 책은 EU경제의 미래 변화를 읽고 유럽 시장의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충실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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