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크리슈난 英 왕립학회장, 기초과학연구원 초청강연서 강조

      2016.10.30 18:30   수정 : 2016.10.30 18:30기사원문
"노벨상은 연구의 '부산물'일 뿐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초청으로 28일 서울대를 찾은 벤카트라만(벤키) 라마크리슈난 영국 왕립학회 회장은 일본, 중국과 달리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을 향해 이같이 조언했다. 라마크리슈난 회장 역시 노벨상 수상자다.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솜'의 3차원 구조를 풀어낸 공로로 지난 2009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젊은 과학자라면 노벨상보다 본인이 어떤 질문을 가졌는지, 또 그 질문이 얼마나 재밌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는 오래 걸리고 지루할 때도 있는데 재미가 있어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마크리슈난 회장은 본인 역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재미가 없어 생물학을 선택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연구소에만 머물지 말고 대중을 만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하는데 이를 어떻게 쓰는지 알려줘야 한다는 이유다. 그는 "대중강연을 하거나 저서를 남기는 과학자들에 대해 '연구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라마크리슈난 회장은 연구자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만 좋은 성과가 나온다며 영국의 '홀데인 원칙'을 소개했다. 정책 결정자가 연구에 대한 큰 주제를 정해줄 수는 있지만, 연구비와 연구에 대한 세부사항은 모두 과학자가 정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라마크리슈난 회장은 한국의 과학정책에 대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율이 높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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