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스타트업 "뭉쳐야 산다"
2016.11.01 17:14
수정 : 2016.11.01 17:14기사원문
"함께 가자."
대형 기업(대기업, 중견기업)과 스타트업간 '밀월'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 대기업이 스타트업 창업에 단순히 투자를 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 제휴, 제품 공동 개발 등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 대형 기업과 스트트업이 '각자 도생'의 사업방식을 탈피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벤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알토란벤처스의 장민영 대표는 1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대기업들이 스타트업들이 일군 성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스타트업에 구애와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기업-스타트업, 앱사업에서 윈윈
먼저 대형 기업들은 소비자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앱 사업분야에서 윈윈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한샘은 '줌마슬라이드'를 운영하는 모비틀과 제휴를 맺었다. 줌마슬라이드는 아파트 관리비를 차감 받는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지역정보와 서비스를 광고로 전환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다. 이 서비스는 현재 하남과 수원 12만 세대 가구가 가입 돼 있다. 미제휴 아파트 거주자에겐 포인트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하루 평균 1만여명이 앱을 활용한다는 것. 이걸우 모비틀 공동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아파트에서는 온.오프라인연계(O2O)서비스 중 청소, 홈케어를 가장 많이 쓰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결국, 줌마슬라이드가 시작한 앱사업에 한샘이 참여해 상승효과를 얻는 대형 기업-스타트업간 상생 모델이 현실화된 셈이다.
현대차그룹, 한화, 포스코 등도 스타트업과 밀월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그중 한국타이어의 경우 통신 소프트웨어 기업 '가온소프트'와 협약을 맺었다. 이를통해 한국타이어는 자사 앱에 가온소프트의 기술을 도입했다는 것. 즉, 소비자는 앱에서 대리점 위치를 손쉽게 찾아 볼 수 있고, 타이어 매장에서도 위치추적으로 운전자에게 긴급 출동을 할 수 있는 게 골자다.
■사내 스타트업 육성 대형 기업 등장..."성공사례가 나오면 더욱 활성화될 듯"
아예 스타트업을 사내에서 육성하는 대형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아주그룹이다. 보수적 이미지의 아주그룹은 최근 그룹 미래전략실 산하에 사내 스타트업인 'NEST'를 설립키로 했다. 이 스타트업은 사업화가 최종 결정될 경우 사내 벤처와 스타트업의 성격을 갖춘 독립법인으로 분사될 전망이다.
이 뿐아니라, 아주그룹은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과 함께 벤처투자 지원은 물론, 유휴공간 활용을 통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자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개념의 창업에도 직접 뛰어 들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대형 기업에 의한 '갑질' 문제 해소는 대형 기업과 스타트업간 상호 윈윈의 걸림돌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대형 기업과 스타트업간 밀월 사례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사례와 모델이 보여지면 '대기업-스타트업 간 연애'는 '열애'로 달아 오를 것"이라며 "다만 아이디어 도용이나 이른바 '갑질' 문화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