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추천 공 넘겨받은 여야, 후보군 인선 3가지 관전포인트
2016.11.08 16:42
수정 : 2016.11.08 17:53기사원문
박근혜 대통령이 새 총리 추천에 대한 권한을 국회로 넘김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은 표면적으론 '대통령의 2선 후퇴·거국중립내각'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방적인 대여공세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아래 사실상 물밑에선 추천 후보 물색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후보의 기본적인 자질 외에 차기 대권 노림 여부, 대통령제·의원내각제 등의 권력구조를 뒤흔드는 개헌 문제와 맞물려 복잡한 계산을 전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 총리 인선 요건은
입법부 수장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8일 오전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총리 인선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총리가 내각을 통할한다"는 표현이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제를 의미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돼야 후임 총리 인선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에도 총리 인선을 위한 각당의 계산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국정마비,정국혼란을 이대로 방치했다간 야당역시 이번 사태 수습과정에서 수권정당으로서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취했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총리 후보군 구성의 핵심기준은 △잠재적 대권후보 포함 여부 △야당 내부의 계파·진영간 논리 △개헌문제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잠재적 대권후보를 포함시키느냐, 내년 대선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책임총리에 그칠 인물이냐의 문제는 후보 인선의 첫번째 관문이다. 새 총리가 정국을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내각을 이끌 경우 명실상부 강력한 대권후보로 올라설 기회를 잡게 된다. 현재 문재인·안철수 등 지지층이 비교적 두터운 후보를 지닌 야당으로선 실질적인 잠재적 대권후보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국 수습할 후보군은
이런 기준에서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사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황식 전 국무총리, 한화갑 전 의원,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등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4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후보로 제안하기도 했으나 그가 개헌을 주장하는데다 잠재적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친문 일각에서는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가까운 김성재 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민정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낸 바 있다. 이정현 대표가 최근 물밑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가 김 원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야 합의가 난항을 겪을 경우 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지명 철회를 주장했던 야당이 다시 수용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셈법에도 새 총리는 정국을 수습할 수 있는 국정운영 경험과 리더십,도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석구 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장 "정국을 수습할 수 있는 수준의 국정경험이 있어야 하며, 도덕성과 국가관이 뚜렷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