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잠룡 "총리 조각권한, 공개 선언하라"
2016.11.08 17:39
수정 : 2016.11.08 22:13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저와 야당이 제안했던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와 다르고 민심과도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야권 원로들과의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단순히 국회 추천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조각권과 국정 전반을 맡기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2선으로 물러선다고 하는 것이 저와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의 취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국무총리가 각 부를 통할하게 돼있는 건 헌법에 규정된 바"라며 "그건 이미 현재도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김부겸 의원도 대통령이 조각권의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을 면밀히 살폈을 때 조각권의 소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며 "조각에 대한 총리의 권한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는 대통령의 공개적 선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것이 2선후퇴의 정확한 의미다"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과 총리(및 내각) 간의 이중권력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국가를 더 혼란으로 몰아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국민들의 요구에는 미흡하며,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사표시라고 비난했다.
안 전 대표는 "표현이 애매하고 분명한 것이 없다.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보를 볼 때 시간벌기용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요구는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물러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권한위임 약속 이전에 총리를 선임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할 것을 약속하고, 총리가 선임되는 대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마지막 애국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치는 총리, 외교는 대통령이 맡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미 외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대표로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문 전 대표와 김 의원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소속 대권주자 5명은 추미애 대표와 함께 회동을 갖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정국 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대권주자들은 국민의 '촛불 민심'을 고려하면서 당을 중심으로 질서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하야(下野)투쟁 등 공세수위에 대해서는 의견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당내에서도 단계적 퇴진론이라고 하지만 하야 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그런 얘기 하는 의원도 계시고, 대선주자 중에서도 정치적 소신을 밝힌 분 있지만 당이 큰 중심으로 나갈 때는 힘을 함께 모으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