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정책 확대.. 배당금 늘 듯
2016.11.09 17:38
수정 : 2016.11.09 17:38기사원문
코스피 순이익 100조원 시대가 열리게 된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이 꼽힌다. 주요 기업들이 군살빼기에 나서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대신 순이익은 증가했다는 것이다. 투자부진에 따른 불황형 이익증가라 우려감이 적지않다. 배당금의 경우 20조원 돌파로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매출 줄고 순이익 늘어
9일 와이즈에프엔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15개 코스피기업 매출액은 지난 2014년 2227조원을 정점으로 내년에는 1900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는 구조조정 진행에 따른 선반영 효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매출액이 줄어드는 대신 순이익이 늘어나고 재무건전성은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스피 기업의 부채비율은 구조조정 진행으로 지난 2011년 100%에서 지난해에는 90%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순이익과 재무건전성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기업의 순이익 증가세가 매출을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 실적 레벨업이 구조조정 마무리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당장의 높은 이익 성장률에 대한 기대보다는 이익수준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진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 증액의 원인이 구조조정에 따른 실적 개선이라는 점에서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다"면서도 "높아진 이익 레벨을 확인해 나간다는 점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계점 다다른 배당금 추이
올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배당금의 경우 향후 추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주친화정책이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계점에 다다른 배당금 규모가 증가세를 이어갈지 감소세로 돌아설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경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현금 유출 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잉여현금흐름(FCF)이 늘어났다. 잉여현금흐름은 주주친화정책의 재원, 배당금, 인수합병(M&A), 자사주 매입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올해 4.4분기 누적 코스피 잉여현금흐름 규모는 32조원으로 2005년 1.4분기(38조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형주의 잉여현금흐름 규모는 29조원이다.
대형주의 경우 2015년말 대비 올해 주당 잉여현금흐름이 19%나 증가했다. 이는 중형주(15%)와 소형주(7%)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국내 상장기업 중 외국인 지분율 40% 이상 기업들(24개 기업)의 주당 잉여현금흐름은 5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200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면서 "외국인 주주들을 중심으로 주주 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잉여현금흐름을 통해 배당금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배당금 증가와 주가 상승이 동행했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배당금의 절대규모가 정체됐다. 이후 지난해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배당금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배당금이 20조원을 넘어서면 시장의 기준점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이진영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에도 국내 배당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제한됐던 이유는 배당 확대의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면서 "배당 및 배당성향 확대가 역사적 상단을 넘게 되는 2017년에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보다는 점진적 프리미엄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