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AI '엑소브레인', 인간과 퀴즈 대결서 '완승'

      2016.11.20 12:00   수정 : 2016.11.20 12:00기사원문
【대전=허준 기자】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과 퀴즈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600점 만점에 510점, 총 30문제 가운데 25문제를 맞추면서 인간 퀴즈왕 4명을 압도했다.

퀴즈대결 완승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엑소브레인'은 본격적으로 산업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식으로 먼저 활용된 뒤 향후 다양한 산업군에 도입돼 생산성을 높이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20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8일 대전 ETRI 대강당에서 열린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 녹화에서 엑소브레인이 장학퀴즈 상하반기 우승자, 수능만점자, 퀴즈왕 등을 제치고 우승했다고 20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의 점수는 600점 만점에 510점이었다. 2등인 수능만점자 윤주일 학생의 점수는 350점. 엑소브레인이 160점 차이로 우승한 것이다.

■엑소브레인, 압도적인 실력 뽐내며 '우승'
이날 대결은 시종일관 엑소브레인이 압도했다. 본 녹화에 앞서 진행된 리허설에서 엑소브레인은 300점 만점에 270점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리허설에서 엑소브레인은 단 한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에 정확한 답을 써냈다.

본 녹화에서도 엑소브레인은 총 30문제 가운데 5문제만 틀렸다. 객관식 2문제, 주관식 3문제를 틀렸다. 연구진은 "액소브레인이 학습을 하지 않은 분야의 문제도 있었고 정답을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며 "향후 언어의 의미분석을 위한 추가 연구개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엑소브레인의 퀴즈 성적은 지난 2011년 IBM의 AI 프로그램 '왓슨' 보다 뛰어난 것이다. 당시 '왓슨'은 총 122문제 가운데 60% 정도의 문제를 풀어냈다. 문제를 풀어낸 것 가운데 정답률은 89%였다.

이번 퀴즈대결을 통해 엑소브레인의 핵심 기술의 수준이 검증된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엑소브레인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무에 적용되면 자료 분석시간 단축 가능해져
엑소브레인의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 수준으로 문장을 문법분석을 할 수 있는 '한국어 분석 기술' △텍스트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언어지식과 단위지식를 학습하고 저장하는 '지식 축적 및 탐색 기술' △여러 개 문장으로 구성된 질문을 이해하고 정답을 추론하는 '자연어 질의응답' 기술이다.

ETRI 지식마이닝연구실 김현기 실장은 "법률, 특허 분야 등에 가장 먼저 엑소브레인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례로 회계사나 변호사가 특정 사례를 찾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는데 7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엑소브레인은 그 시간을 굉장히 많이 단축시켜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서석진 소프트웨어정책관도 "오늘 엑소브레인의 승리는 국내 AI 연구의 한 획을 긋는 큰 이정표"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엑소브레인 개발을 집중 지원, 내년부터는 IBM 왓슨 등과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ETRI는 엑소브레인의 우승 상금 2000만원을 울산시 수해지역 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은 오는 12월31일, EBS를 통해 저녁 5시45분에 방송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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