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험 내밀면‘바가지’도.. 의료비 기준 마련 시급
2016.12.12 17:31
수정 : 2016.12.12 22:11기사원문
#2.2살 된 순종 말티즈를 키우는 김모씨는 지난해 말티즈가 크게 한번 아픈 이후 병원비 부담에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했다. 상해나 질병 관련 1회 100만원까지 보장이 돼 벌써 지난해 3번이나 혜택을 받았다. 이유없이 구토를 해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부터 각종 검진에 드는 비용 20만원과 간단한 수술로 인한 비용 80만원을 보장 받은 것이다. 1년에 내는 보험료는 약 50만원이 좀 안되는데 오히려 받는 혜택이 많아 보험 가입후 만족도가 높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이에 따르는 각종 비용 부담은 늘고 있지만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역부족이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번 진료에 최소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은 기본이고, 수술을 할 경우 수백만원까지 들어가는 반려동물 의료비에 대한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는 문제제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그게 걸맞은 관련 보험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의료비에 대한 실질적인 '기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유명무실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비, 보험가입도 어려운데 가격만 고공행진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반려동물 보험가입률은 0.1%에 불과하다. 값비싼 진료비에도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이 적은 요인 중 하나는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반드시 반려동물 등록제에 등록한 반려동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97만9000여마리의 반려견만이 등록됐다. 반려인구 1000만명이 평균적으로 2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약 5%만 보험에 가입이 가능한 셈이다.그나마 이 가운데서도 보험가입을 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수의사법 개정이 적용되며 반려동물 자가진료까지 금지돼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더 가중될 전망이다. 자가진료는 올해 논란이 된 일명 '개농장'과 같은 불법 번식장이나 불법 실험 등 동물 학대를 금지시키기 위해 금지하는 측면이 크지만 현재로써는 반려인들이 약국에서 직접 약품을 구매해 비싼 병원치료 대신 간단한 처방을 할 수 있어 대안으로 꼽히는 수단 중 하나였다.
■' 의료비 기준' 제시가 대안
반려인들과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 걸맞게 의료비와 관련해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병원마다 중구난방이어서 반려인입장에서는 부르는 게 가격이 된 동물병원 의료비와 관련해 기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려동물 보험률을 높이기 위해 유명무실한 반려동물등록제를 한 경우만 가입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보험은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그리고 지난달 새롭게 출시한 현대해상의 상품등 3가지가 있다. 메리츠화재의 보험도 있었으나 수익률이 맞지 않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사실 보험사 입장에서 반려동물 대상 보험상품 판매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입장이다.
보험연구원의 김세중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 '반려동물 보험 현황과 시사점'에서 "예전에 보험회사들이 반려동물 실비 보험에 활발히 진출했다가 지금은 손해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한 상태"라며 "동물병원이 보험에 가입된 반려동물들에 대해 과다한 의료행위를 제공하거나 의료비용을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문제로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보험사들이 반려동물 보험상품을 활발하게 만들어 반려인들의 부담을 줄이게 하기 위한 대안은 역시 '동물병원 의료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비용 부담이 예측가능해져야 보험사들도 상품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선진국처럼 보상 범위도 보다 확대돼 보다 많은 반려인들의 가입을 독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회사가 적극적으로 반려동물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손해율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외국의 사례와 같이 질병, 상해 등 기본적인 담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배상책임, 여행 관련 보장 등 담보 확대를 통한 신상품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고 국내 반려동물보험의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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