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등장한 ‘이석기 석방’ 목소리…“촛불 정신 왜곡하면 안 돼”

      2016.12.24 20:57   수정 : 2016.12.24 20:57기사원문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24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주최 측은 다양한 촛불의 요구라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들은 촛불의 정신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 전 의원 석방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위원회는 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최대 정치 보복 희생양이라며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석기 의원 석빵’이라는 문구가 적힌 빵을 들고 나왔고, ‘박근혜 감빵’이라는 문구와 함께 감옥 그림이 그려진 빵도 있었다.
집회 현장에는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형 풍선 산타도 등장했다.

위원회 측은 “촛불의 정신은 다양한 요구를 존중하자는 것으로 이 전 의원 석방 또한 촛불의 다양한 요구 중 하나”라며 “박 대통령 퇴진이 끝이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한국 민주주의의 척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촛불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일부 집단이 촛불에 편승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촛불의 취지가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물타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성시경씨(20)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못할 이석기 석방이나 사드 배치 관련 문구는 조금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촛불의 취지가 왜곡될 여지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18대 대선 무효 소송 판결로 박 대통령 퇴진을 이끌자며 재판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대법원이 부정선거 증거가 있음에도 재판을 하지 않고 있다”며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을 속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중총궐기 당시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수감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구호도 들렸다.

jun@fnnews.com 박준형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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