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추락으로 92명 사망, 테러 가능성 낮아
2016.12.26 14:46
수정 : 2016.12.26 14:46기사원문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발표에서 오전 5시 25분 러시아 남부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을 이륙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례프(Tu)-154 수송기가 2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항공기 잔해는 이후 소치 인근 흑해 연안에서 발견됐으며 3000명이 넘는 구조대원과 잠수부들이 수색작업에 나섰다. 사건 관계자들은 구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생존자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사고기에는 승무원 8명과 승객 84명이 타고 있었고 이중 64명은 창립 88주년을 자랑하는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들이었다. 알렉산드로프 앙상블은 소련시절 '붉은군대 합창단'으로 불렸으며 러시아 3대 합창단 중 하나이자 소련군 공식 합창단이었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을 누비며 1500회 이상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합창단은 소련의 선전수단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소련 붕괴 이후 한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합창단은 시리아에 배치된 러시아군 위문공연을 위해 시리아 라타키아 흐메이밈 공군기지로 향하던 도중 변을 당했다. 이날 합창단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사정상 공연에 참가하지 못했던 3명뿐이었다.
러시아 당국은 일단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해당 비행기가 애초에 러시아 모스크바 츠칼로프스키 공군기지에서 이륙해서 소치에 잠시 들린 뒤 이륙했기 때문에 테러분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사고기체인 Tu-154이 1983년에 생산된 노후기종이라며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1994년 이후 Tu-154이 연루된 비행기 추락사고는 17건으로 모두 1760명이 사망했다. 2010년 폴란드 공군 수송기 추락으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을 포함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던 사고에서도 같은 기종이 쓰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내고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알아내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추락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애도를 표했으며 중국과 프랑스 등도 각국 외교부를 통해 추모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조문을 보내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