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마스 ‘산뜻한 출발’
2017.01.09 17:50
수정 : 2017.01.09 17:50기사원문
저스틴 토마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1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토마스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추격을 3타차 2위로 따돌리고 시즌 2승,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이로써 토마스는 최근 상승세인 마쓰야마의 새로운 천적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마쓰야마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최근 출전한 6경기에서 4승을 달성했다. 토마스는 이번 시즌 두 차례 우승을 마쓰야마를 상대로 거뒀다.
토마스는 "코스 내에서는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나름의 골프 철학을 갖고 있다. 우승 기회를 잡으면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굳은 맹약인 것이다. 이번 대회서는 이를 다시금 입증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토마스는 14번홀까지 3타차 리드를 지켜 우승까지 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그만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가장 쉽게 세팅된 이 홀에서 토마스는 3라운드까지 1타를 잃고 있었다.
한마디로 15번홀은 토마스에겐 '마의 홀'이나 다름 없었다. 홀까지 237야드를 남긴 지점에서 투온을 노리고 4번 아이언으로 날린 두번째 샷이 그만 뒷땅을 치면서 왼쪽 해저드 구역으로 들어간 것. 다섯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토마스는 투퍼트로 홀아웃하면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반면 3타차로 추격하던 마쓰야마는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남겨 동타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 쇼트 퍼트에 애를 먹은 마쓰야마의 회심의 버디 퍼트는 또다시 홀을 외면했다.
승부의 결정적 분수령은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파4)이었다. 이 홀에서 토마스는 두번째 샷을 핀 1m에 지점에 떨궈 버디를 잡아 보기에 그친 마쓰야마에 다시 3타차로 앞서면서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승리를 자축할 준비를 마쳤다. 마쓰야마도 투온에 성공,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남은 홀이 부족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팬서비스 차원의 버디로 대미를 장식했다.
토마스는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던 부모님과 절친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조던 스피스(미국) 등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