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라면은 그만".. 사회공헌 ‘물고기 잡는 법’ 알려준다

      2017.01.17 17:24   수정 : 2017.01.17 17:24기사원문




"일회성으로 차량을 빌려주는 셰어링 캠페인 말고, 저처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차량을 지원해주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개인 차량은 물론 기반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줄 창업지원금, 창업교육까지 지원해준다니 과감히 도전했죠."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기프트카' 캠페인에 참가, 차량과 창업지원금을 받은 김애선씨의 말이다. 김씨는 지원받은 차량을 통해 부산에서 웨딩스냅을 촬영하는 사업에 나섰다. 그는 차량이 없어 발이 묶였던 과거와 달리 자유롭게 반경을 넓혀나갈 수 있는데다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차량 렌트 비용 부담도 덜게 됐다고 전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엔 연탄이나 라면, 현금 등을 지원하는 일회성 지원 사업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것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일회성 지원 아닌 교육 형태로

현대차그룹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기프트카 캠페인도 지난해 9.8%에 달했던 청년실업률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절실한 사업 중 하나가 됐다. 이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면 참가자는 현대차 포터, 스타렉스와 기아차 봉고, 레이 등 창업계획에 가장 적합한 차량과 함께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과 보험료를 지원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500만원 상당의 창업자금 및 마케팅지원과 함께 창업교육, 맞춤컨설팅 등을 받게 된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창업용 차량을 지원받은 주인공들은 연소득이 지원 전 대비 평균 1041만원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저성장 장기화 기조 속에서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중학생을 대상으로 주거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을 실습할 수 있는 '주니어 건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LG화학은 교육 소외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화학과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학습 프로그램인 '재미있는 화학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인 '쇼미더 IT(Show Me the IT)'를 제주 도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공헌 활동에는 정서복지 활동을 강화한 프로그램들도 늘고 있다. 한화는 감정노동자와 다문화 여성을 위한 공예교육을 진행하고, ING생명은 직장인과 간호사, 수험생, 콜센터 상담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콘서트를 진행해 음악을 통한 심리 치유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병원 내 문화공간인 마음심터 도서관을 만들어 심신이 지쳐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투자하는 인프라 조성형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신세계는 '남대문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계획'을 발표, 도심관광 명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서울숲 인근 공터에 공익문화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했으며, KT의 경우, 낙후 지역에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교육.의료.안전 등 주민 생활 개선에 나섰다.

■사회적기업 지원도 '눈길'

사회공헌의 내용 뿐만 아니라 방식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해당 기업의 이름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면서도 이윤을 창출해내는 방식도 차츰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글로벌 투게더'는 수익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다문화가족을 위한 한국어 교육, 취업.창업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은 또다른 사회적 기업인 '희망네트워크'를 통해 취약계층 초등학생에게 악기, 미술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교통약자 지원을 위해 사회적기업인 '이지무브'에 투자했다.
이지무브는 전동휠체어나 장애인콜택시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로, 현대차그룹은 이지무브에 자본의 100%를 투자했으며 이 중 70%는 공익법인 10곳에 증여했다.

이지무브는 지난 2010년 6월 설립해 현재 4.5배 성장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매출이 1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지무브 오도영 대표는 "국내 제조업의 5년 생존율이 40%가 채 되지 않는데 올해로 7년째에 접어들고 있다"며 "기업의 일회적인 지원이 아니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데다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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