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채취 갈등에 레미콘업계 비상(非常)
2017.02.07 17:51
수정 : 2017.02.07 17:51기사원문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50여개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레미콘 업계는 경남 통영에서 남쪽으로 70㎞ 가량 떨어진 남해 EEZ(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생산되는 모래를 써 왔지만 재허가를 앞두고 수산업계 반발로 지난달 중순 이후 채취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곳에서 채취된 모래는 1167㎥에 달한다. 부울경 지역의 연간 모래 사용량(1만3000㎥)에 육박한다.
특히 부산은 이곳에서 채취되는 모래에 100% 의존하고 있어 직격탄를 맞고 있다.
서해에서 생산되는 모래를 끌어쓰려 해도 물량도 적을 뿐더러 값도 ㎥당 1만5000~1만6000원에서 3만원 이상으로 배 이상 뛰어 공장을 가동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상황이어서 레미콘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창원 등 경남 남부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가동 중단 사태는 확산될 조짐이다.
경남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경남 남부지역도 남해 모래를 주로 써 왔기에 모래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이곳도 이번 주말부터는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해 모래를 채취하려면 해양수산부가 국토교통부에 모래 채취에 동의하는 업무 의견을 줘야 하지만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다.
개별 어민들이 아닌 수산업협동조합이 전면에 나서 모래 채취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 관계자는 "보상비가 문제가 아니라 어족자원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바닷모래 채취 자체를 반대한다"며 "모래를 파헤쳐 물고기의 산란지와 번식지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2008년부터 국책사업을 이유로 대규모 단지를 지정해 바닷모래를 채취했는데 바다가 국책사업이 아닌 개인 골재업자들의 모래 공급처로 바뀌었다"며 "골재업자가 바닷모래를 필요로 하는 것은 가격이 싸기 때문일 뿐 대체재는 많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양측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