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진 한국투신운용 팀장 "아무도 관심없는 종목 투자땐 현금·영업력·신용잔고 살펴야"

      2017.03.05 19:33   수정 : 2017.03.05 19:33기사원문

"시장에서 외면한 종목이 많이 들은 펀드, 아무도 쳐다보지 않은 주식에서 돈을 벌 수 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제9회 펀드마을' 강연에서 "시큰둥한 주식을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스스로를 '컨트랠리(Contrary.반대로 가는) 투자자'라고 불렀다.

시장에서 '핫(hot)한' 종목보다 외면받는 종목을 지켜본다.

다만, 외면받는 종목을 선택하는 데도 조건이 있다.
그는 "해당 기업이 영업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고, 현금이 많고, 신용잔고가 없을 수록 좋다"면서 "신용잔고는 충분히 소외돼 있는지 알 수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정보기술(IT), 은행, 철강, 건설 등이 이 같은 조건에 해당했고,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정 팀장은 "건설은 2015년 말 중도금 부실을 털어냈고, 철강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은행도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금리가 낮아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나쁜 측면만 봤으나 금리가 낮으면서 연체율이 낮아지니 수익이 났다"고 말했다.

반대로 2015년에 '핫한' 업종이었던 화장품과 바이오, 음식료는 지난해 실적 부진과 함께 주가도 고꾸라졌다.

올해는 누가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을까. 정 팀장은 "화장품과 바이오는 지금 '떨어지는 낙엽'으로 이제는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들은 장기 성장동력이 있는 것도 맞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화장품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있다. 정 팀장은 "중국이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자제시키는 것이지 사드는 빌미"라면서 "경제논리를 이기는 정치논리는 없다"고 일축했다.

정 팀장은 주식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으로 두 가지를 더 내걸었다.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장기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 목표 수익률은 두세 달을 투자해서 20~30%를 버는데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에 '핫한' 종목을 두세 달 들어가면 대부분 물린다"고 조언했다.

대신, 목표수익률을 5~8%로 낮추고, 장기투자를 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길게 투자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성장률이 떨어져도 1~2%는 성장하고, 상장사의 성장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돈을 잘 벌면서 △현금자산이 많고 △신용잔고가 낮으면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종목을 고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장기 적립식 펀드'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퇴직연금은 주식형 펀드가 최고라고 단언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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