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로바' 앞세워 글로벌 'AI 패권경쟁' 나선다
2017.03.09 15:51
수정 : 2017.03.09 15:51기사원문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게 네이버의 AI시장 전략이다. 자회사인 라인과 함께 개발한 AI플랫폼 '클로바'를 내세워 일단 텃밭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체력을 기른 뒤 본격 글로벌 경쟁에 나서겠다는 순차적 경쟁전략을 세웠다.
이미 AI서비스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아마존의 '알렉사'나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AI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 달리 '클로바'는 음성, 얼굴, 대화 등 다양한 인식기술을 적용한 AI플랫폼으로 개발중이어서 가전제품, 장난감, 로봇 등 활용도가 넓은게 강점이다.
한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에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글로벌 AI서비스 시장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라인은 올 여름 '클로바'를 활용한 AI 스피커인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에 출시하고, 연내 얼굴과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기기 '페이스'를 아시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텃밭인 아시아에서 AI 서비스 시장 경쟁력을 키운 뒤 알렉사, 어시스턴트와 정면 경쟁을 위한 글로벌 진출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 글로벌 AI시장 공략 나선다...아시아에서 우선 체력 다지기
클로바는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AI비서 '아미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음성인식, 비주얼 인식, 대화 인식 등 AI에 다양한 인식기술을 총집결한 통합 AI 플랫폼이 '클로바'의 목표다. 현재 AI비서 서비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성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폭넓은 감각을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이 클로바의 특징이다.
클로바는 우선 한국과 일본에서 출시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출시돼 기존 네이버, 라인과 연동될 예정이다.
클로바는 이후 동남아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동남아 지역은 라인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98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의 서비스 경험은 현지 언어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이용자들의 생활 습관을 AI 플랫폼에 반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라인은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AI 주도권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마존이나 구글에 비해 AI 플랫폼 준비가 늦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동남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특화된 AI 플랫폼을 먼서 선보이고,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구글과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경쟁하게 될 것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아마존과 구글이 AI 플랫폼 경쟁을 펴고 있다. 아마존은 2014년 AI 플랫폼인 알렉사를 선보였다. 현재 알렉사는 AI 스피커 에코르 통해 영어와 독일어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로봇, 램프, 세탁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렉사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알렉사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알렉사와 연계된 전시만 700여개에 달했고 중국 레노버와 화웨이, 포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박현제 융합서비스CP는 "올해 'CES 2017'의 숨은 주인공은 아마존의 알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알렉사와 연계된 전시만 7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구글도 최근 AI 플랫폼인 어시스턴트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 어시스턴트는 제조사와 관계 없이 안드로이드 6.0, 안드로이드 7.0을 사용하는 모든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시스턴트 또한 영어와 독일어를 지원해 아마존과 동일한 전략을 사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과 구글의 AI 플랫폼은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등 일단 서구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네이버와 아마존, 구글이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서비스를 확장해 결국에는 글로벌 시장을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