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의 음성인식 AI비서, 모터쇼 무대 나간다
2017.03.16 15:58
수정 : 2017.03.16 15:58기사원문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운전자가 집안의 AI 비서(스마트 스피커)에게 영어로 음성명령을 내리면 차량 시동을 켜고 냉·난방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도 국내 통신사들과 유사한 형태의 AI 비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또 연내출시를 목표로 한국어 기반의 차량탑재용 AI 비서를 독자 개발 중이다. <본지 1월 19일자 1면 참조>
즉 ‘수출 차량은 글로벌 제휴·내수용은 독자개발’ 형태로 차량용 AI 비서를 구현해 온 현대차가 국내 통신업계를 향해 ‘러브콜(구애작전)’을 펼쳐 주목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국경과 업종을 초월해 완성차 및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간 ‘자율주행·AI 동맹’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동차 수출국 빅3’와 ‘ICT 강국, 코리아’ 등 글로벌 위상 및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업체 간 전략적 제휴란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T '누구'와 KT '기가지니', 현대차와 동반전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2017 서울모터쇼’에서 커넥티드 카(통신망과 결합된 지능형 자동차) 등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최첨단 신기술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각각 SK텔레콤과 KT의 AI 비서인 ‘누구’, ‘기가지니’와 동반전시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울모터쇼 전시장에 별도의 존(ZONE)을 마련해 신규 차량과 SK텔레콤, KT의 AI 비서(스마트 스피커)를 비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전시 콘셉트를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공동으로 시연하는 것은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북미 시장에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와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알렉사’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서울모터쇼 역시 같은 컨셉의 시연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T-현대차-네이버…'자율주행차포럼' 5월 발족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 ICT 업체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AI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까닭에 국내 업체들 간 전략적 제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온 국내 대기업들은 올 상반기에 공동 연구개발(R&D) 조직도 마련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음 달이나 늦어도 5월쯤엔 SK텔레콤의 '비히클 테크랩'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LG전자, 네이버 등이 참여하는 자율주행차포럼(가칭)이 출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 역시 AI비서 '기가지니'를 고리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창규 KT회장은 지난달 27일(현지기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7' 기조연설 직후, 파이낸셜뉴스 등 취재진과 만나 "KT가 최근 선보인 ‘기가지니’는 아마존 에코(알렉사 탑재 기기)보다 월등히 뛰어난 기계”라며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기가지니와 관련,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한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많은 전략적 제휴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