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절차 문제로 갈등 생기면 힘들어진다"..朴 영상녹화 생략
2017.03.21 17:01
수정 : 2017.03.21 17:01기사원문
검찰은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에게 법률상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조사과정을 영상 녹화할 수 있지만 동의 여부를 물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면 일선 검사들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외 모든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를 가급적 자제하라는 상부 지시로 휴가 같은 평일을 맞기도 했다.
검찰 청사 주변은 평소와 달리 점심시간에도 삼엄한 경계와 보안 근무가 이뤄졌으며 취재진에게는 박 전 대통령의 점심 메뉴까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검찰, 박 전 대통령에게 영상 녹화 동의 여부 왜 물었나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항(피의자진술의 영상 녹화)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 녹화할 수 있다. 당사자 동의는 필수 요건이 아니며, 영상 녹화를 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있다.
하지만 검찰은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과 동행한 변호인들이 조사과정을 영상 녹화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녹화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영상 녹화 논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답변과 진술이 중요하다. 절차적인 문제로 갈등이 있으면 힘들어진다"며 "변호인이 (영상 녹화를) 안하겠다는데 녹화를 하면 조사 초기부터 어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그냥 녹화할 수 있음에도 동의 여부를 물어왔다"면서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朴조사로 검사들 때 아닌 휴가?
전날 검찰은 보안상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사실상 일선 검사들에게 이날 피의자·참고인 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 검사를 제외한 수사 검사들이 매일 이다시피 피의자·참고인 조사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검찰의 지시인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조사와 연관되지 않은 일선 수사 검사들이 이날 출근은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수사 상황을 TV로 지켜보며 휴식을 취했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참고인 조사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는데 어떻게 일할 수 있겠냐"며 "검사 생활 여러 해 만에 이런 일도 있어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점심시간에도 삼엄한 경계..朴 점심 메뉴도 관심사
검찰 보안요원들은 이날 점심시간에도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삼엄한 경계와 보안 근무를 섰다. 출입기자뿐만 아니라 검찰 직원들조차도 소지품 검사와 소형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몸수색이 이뤄졌다.
경찰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검찰 청사 인근에만 경찰 24개 중대 192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청사 내에도 경찰병력 100여명이 '수색조'를 편성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점심 메뉴 등도 취재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전 대통령의 점심 메뉴는 김밥과 유부초밥, 샌드위치로 확인됐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