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선출 앞둔 바른정당, '범보수 단일화' vs. '홀로 완주' 고심

      2017.03.27 16:18   수정 : 2017.03.27 16:18기사원문


조기대선에서 후보단일화 없이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를 뒤집기 힘들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바른정당이 '범보수 단일화'와 '홀로 대선 완주'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을 앞둔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로 보수층을 다잡고, 국민의당과 연대로 외연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친박근혜계', '호남'이란 현실적인 장애물이 바른정당의 선택지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친박근혜계가 여전히 주류로 자리한 한국당과 무리하게 단일화하기엔 창당 명분을 훼손할 수 있고 국민의당과 연대하자니 자칫 양당 지지층을 동시에 잃을 수 있어서다. 최근 국민의당에선 자강론을 주장하는 안철수 후보가 경선에서 강세를 띄고 있어 쉽사리 단일화가 이뤄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 또는 남경필 경기지사 중 대선후보를 확정한 뒤 연대를 타진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선출된 대선후보를 연대없이 끝까지 완주시키는 방안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당으로서 대선에서 바른정당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입지를 다지고 대선 이후 정치적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27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또는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와 관련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저는 늘 원칙있고 명분있는 단일화여야 국민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 경선이 끝나면 원점에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낮은 지지율로 단일화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짧은 기간이지만 지지율 변화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답했다.

당내에서도 경선을 앞두고 단일화 이슈에 신중한 모습이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단일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각당의 후보가 선출될 때까지 일체 말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 바른정당에선 국민의당 또는 한국당과의 연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반문재인 연대를 위해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보수층의 지지를 더할 수 있는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유력 대선후보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계속 우파 후보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단일화 국면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친박도 함께 가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홍 지사와 섣불리 단일화했다가 비박계 중심으로 창당한 바른정당의 창당 명분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도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의 강력한 지지층인 호남 유권자들이 바른정당 또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연대와 손을 잡을 때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당 관계자는 "한국당의 책임당원 현장 투표율이 저조한 것만 봐도 이번 대선에 대한 보수층의 실망감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 어설프게 연대하면 대선 이후 당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대선을 성실하게 완주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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