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우주 생명체 발견이 인류 최악의 발견일수도 있다면…

      2017.04.03 18:07   수정 : 2017.04.03 18:07기사원문

호기심은 인류를 진화시킨 힘이다. 호기심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때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광활한 우주의 외계생명체는 오랜 세월 동안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이어져온 우주로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미지의 세계인 우주와 외계생명체 찾기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만큼 이는 수많은 SF영화의 소재가 돼 왔다. 최근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지구형 행성 7개를 새롭게 발견했고, 그 행성 중 3개는 지구 환경과 흡사해 우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대치도 높아졌다.

영화 '라이프'(사진)는 이처럼 언젠가 우리가 우주에서 만날 수 있는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다. 불행히도 이 미지의 생명체와 아름답게 조우하는 내용은 아니다. SF 재난물 답게 각종 스릴과 공포가 넘쳐난다.

영화는 현재 상황에 기반을 둔 물음과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프로듀서 데이비드 엘리슨의 "만약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을 때 실제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이 영화는 시작됐다. 인류 최초로 화성 생명체를 발견해 기뻐하는 우주비행사들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되지만 '캘빈'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이 작은 생명체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괴물'로 변하는 순간 영화는 순식간에 공포로 전환된다. 모든 신체가 근육이자 뇌세포이며 시각세포인 단일 세포로,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뛰어난 지능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캘빈'과의 생사를 건 사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과 스릴로 심장을 조여온다.

인류를 위협하는 외계생명체의 이야기는 새롭지 않지만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어쩌면 가까운 시일 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생명체가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인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본능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외계생명체 발견을 단순한 지적 호기심의 실현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의 연출 의도도 여기에 있다. 그는 "우주에서는 모든 게 모험이다. 그곳에 있는 미지의 존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에 대한 두려움과 끌림을 다루고 싶었다"고 전했다.

'무심코 TV를 틀었는데 나오는 생생한 뉴스처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리얼리티에도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우주생물학자, 우주약물전문가, 수많은 과학자들의 조언이 더해져 우주에서의 비행사들의 생활이 현실감 있게 그려졌다. 여기에 제이크 질렌할, 레베카 퍼거슨, 라이언 레이놀즈 등 할리우드 최고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가까운 미래, 아니 내일이라도 우리에게 닥쳐올지 모를 '현실'이 인류의 무책임한 호기심으로 인한 재난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5일 개봉.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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