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개혁·국정경험이 최대 강점.. 親盧 패권주의 꼬리표 떼야
2017.04.04 18:00
수정 : 2017.04.04 22:19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개혁적 이미지와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이 최대 강점(Strength)으로 꼽힌다. 문 후보는 노무현정부 집권 초부터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보좌하며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에 이어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다.
또 청와대 근무 시절에는 청렴한 원칙주의자로 불렸다.
그는 지금도 대선 재도전을 비롯해 국정운영 경험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반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과거형 이미지는 그의 약점(Weakness)으로도 지적된다. 또 외연확장의 한계나 친문재인 진영을 두고 배타적이고 패권주의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점은 앞으로 당선 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대선은 여느 대선과 달리 탄핵정국 이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세다는 점에서 그의 기회(Opportunity)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에 2012년 대선에서 야권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에도 호남경선 압승을 기점으로 여론조사에서 2위에 오르는 등 경쟁자가 되고 있는 점을 위협(Threat)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 후보에게 다소 부족한 점은 차기 정부의 뚜렷한 국정 청사진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국민을 설득하고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정권교체 바람이 아니라 스스로 차기정권의 성공을 이끌 지도자라는 점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Strength(강점) 참여정부 비서실장 경험 자산, 따뜻한 서민적 이미지도 호감
전문가들은 문재인 후보의 최대 강점을 국정운영 경험에서 찾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5대 국회부터 연이어 정치인 경험만 5선을 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국정운영의 실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혼선으로 점철됐다는 점 때문이다.
부산대 김용철 교수는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으로 원활한 국가운영을 할 자질을 지녔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의 경험은 향후 대통령으로 국가운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그가 가진 개혁적 이미지나 탄탄한 조직력, 견고한 지지층이다. 특히 탄핵사태와 촛불정국에서 개혁적 이미지로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요구를 받아낸 최대 수혜자라는 점에서 대선후보 중 가장 큰 장점으로 불린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촛불정국에서 개혁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었던 그의 이미지는 후보가 지닌 중요한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따뜻한 서민적 이미지와 그가 가진 안정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야권 후보이면서도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선에서는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Weakness(약점) 중도층으로의 외연확대 한계, ‘전두환 표창장’ 등 구설수도
문 후보가 영남 출신이라는 점이 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할 강점임에도 스스로 외연확장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중도층, 보수층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확장성이 없을 뿐 아니라 자칫 캠프 구성원에 따라서 급진개혁주의 성향을 보일 수 있다"며 "이는 다른 경선 경쟁 캠프에서 합류한 인사들이 적극 돕는 데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또 적극 그들을 견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센터장도 "중도 외연확대에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문 후보 본인이 개인적인 절대업적이 없는 점도 한계"라고 했다. 지난 총선 승리 등은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의원의 능력에 의한 것이지 문 후보 본인의 업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약점은 그의 잦은 말실수라는 지적이다.
김홍국 경기대 교수는 "잦은 설화를 고쳐야 한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 표창장 발언 등은 모두 후보 자신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약한 듯한 이미지, 남북문제 등에 대한 불안한 리더십 이미지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Opportunity(기회) 정권교체 국민요구에 부합, 보수진영 붕괴도 호재 작용
문 후보의 기회요인으로는 현재 정권교체론이 강하게 불고 있는 점이 꼽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센터장은 "탄핵국면이 지속되는 것이 문 후보에게는 기회요인"이라며 "문 후보 지지율이 자생적인 경쟁력은 아니다. 불과 6개월 전에는 지지율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립각이 서있는 대상이 바로 문 후보로 수혜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기회요인은 탄핵정국으로 보수진영이 붕괴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또 호남의 지지도 기회요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호남과 여러 번 갈등을 빚었던 문 후보가 현재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환경도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대학 김윤철 교수는 "기회요인이 많은 문 후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지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후보선출 소감에서는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떻게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국 경기대 교수는 "보수진영 몰락으로 진보진영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졌다"며 "제1야당이 사상 최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Threat(위협) 경선 후유증 봉합이 급선무, 안철수 상승세도 견제 시급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민주당의 경선 후유증을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당내에서 안희정캠프 출신들을 통합하는 게 급선무"라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밖에서 어떤 단일화를 하더라도 내부 사람만 안 빠져나가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 밖에서 단일화 바람이 밀려오고 내부에서 균열까지 생기면 안된다"고 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캠프가 패권 성향이 짙어지면 호남세력이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대 김용철 교수는 "문 후보의 강경한 측근정치, 주변인물들에 의한 패권정치가 중요한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며"대통령이 되더라도 국정운영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위협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센터장은 "위기요인은 안철수 후보의 반등"이라며 "과거 2012년 대선 때 단일화로 도움을 한 번 받았지 않느냐. 마냥 안철수 후보를 때리면 안 후보에게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문 후보가 20·40대의 지지층 결집에 득을 보고 있지만 이에 충돌하는 50대 이상의 역결집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