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미국-캐나다 무역전쟁

      2017.04.26 17:52   수정 : 2017.04.26 17:52기사원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재 및 유제품을 두고 캐나다와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고 25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캐나다 역시 모든 방안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나서면서 두 우방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NBC뉴스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캐나다가 위스콘신주 및 양국 국경 지대에 있는 다른 주에 있는 우리 낙농업자들의 사업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 두고 봐라"고 말했다.
이는 캐나다가 최근 미국산 치즈 원료용 우유에 관세를 부과한 것에 정면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캐나다가 우리 낙농업자들에게 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백악관에서 미 농업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캐나다가 미국에 매우 거칠었음을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다"며 캐나다의 대미무역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캐나다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수년동안 우리 정치인들을 속였다. 정부는 그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전날 캐나다 연질목재에 정부 보조금이 부당하게 제공되고 있다며 20%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다. 그들이 흑자를 낸다면 난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거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 우리가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일 때 두려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정부도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 방침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짐 카 자원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는 캐나다 목재 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한 "카 장관이 연방-주 정부 태스크포스를 소집해 이번 주 중 목재 산업 수호를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랜드 외교장관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도 "캐나다의 경제적 이익을 방어하는데 있어 우리는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연질목재 분쟁의 큰 패자는 미국 소비자들"이라며 "주택을 구입하길 원하는 미국 중산층들에게 많은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 연질목재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로 미국의 주택 건설 비용이 올리가면서 미국 주택가격이 3000~4000달러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예고한 것을 두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최근 캐나다를 공격하는 것은 먼저 세게 치고 다음에 느리게 협상으로 되돌아가는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그간 거세게 비판해온 중국 및 멕시코가 아닌 우방국 캐나다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미국에 반격할 수단이 많지 않은 '쉬운 상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드로윌슨센터 캐나다 연구소의 로라 도슨 소장은 "캐나다는 쉬운 적"이라면서 "캐나다는 중국이나 멕시코처럼 미국에 보복하기 어렵고 국경을 열어 중앙아메리카인들을 대거 미국으로 보낼 가능성도 적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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