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2017년을 보낼 배우 박형식
2017.05.01 11:07
수정 : 2017.05.01 11:35기사원문
아직 올해의 반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배우 박형식에게 2017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듯하다. 박형식은 최근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자유롭고 쾌활하지만 상처를 지니고 있는 안민혁을 연기하며 인생작을 갱신했다. 동시에 이전 소속사를 떠나 새 둥지에 자리 잡으며 거처도 달리했다.
초반에는 진짜 정신없고 부담이 돼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여러 선배들이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많이 실어주셔서 나중에는 재미있게 다같이 놀면서 했죠. 그런 모습들이 화면에 좋게 잘 담긴 것 같아요. 시청자 분들도 사랑해주셔서 끝까지 파이팅 넘치게 할 수 있었고요. 덕분에 처음으로 포상휴가도 가보게 됐어요. ▲ 작품이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막 JTBC 사장님이 찾아오시고, 밥차를 선물해주셨는데 뷔페이고...(웃음) 놀랐어요. 포상휴가도 고생하신 모든 스태프들 160여 명과 다 같이 발리를 가는데, 이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 그간 해온 재벌집 아들 캐릭터와 안민혁은 무엇이 달랐다고 생각하는지.안민혁은 히어로인 여자를 보고 섹시하다 느끼고, 자유분방하면서 정형화되지 않은 인물이에요. 또 굉장히 똑똑한 아이고 자수성가했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상류사회’의 창수는 애초부터 기업을 물려받는 입장이었고, ‘화랑’의 삼맥종 역시 태어날 때부터 왕이었어요. 민혁이는 가족과 사이도 안 좋고, 출가를 해 20대에 대표가 됐죠. ‘놀고먹는 게 꿈인데?’라고 말하는 친구에요. ▲ 조금은 과장된 행동들이 안민혁의 특징이었다. 본인이 해석한 안민혁은 어떤 사람인가.상상 속 민혁이는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였어요. 만화처럼 멋지게 ‘샤라라’한 포즈를 짓는, 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요. 현장에는 절대 환상처럼 될 수 없었죠. 애초부터 제가 상상한 장소는 궁전이었으니까요. 이미 환경부터 다른 거죠. 현실적인 걸로 범위로 좁히면서 상대방의 호흡과 같이 맞춰나갔어요.
▲ 연기에 있어 상상과 현실의 괴리가 있었다면.상상 속 민혁이는 멋있게 대사를 하는데 현실에서 하려니 발음이 왜 이렇게 안 되는 거지 싶고, 하면서도 이 톤이 아닌 것 같고 그랬어요. 제가 연극영화과를 나온 것도, 아카데미를 다닌 것도 아니고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기도 하고요. 현장에서 부딪혔기 때문에 선배들 보고 ‘저렇게 하는 거구나’하고, 감독님들이 상의하고 있으면 그걸 보고 ‘아~ 배우는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구나’ 깨달았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민혁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건 진짜 선배님들이 저를 예뻐해 주셔서 가능했던 거예요. ‘가족끼리 왜이래’ 할 때도 선배님들 덕분에 진짜 많이 배웠거든요. 대사의 포인트부터 카메라 앵글 사이즈, 단어의 장단음까지 학교에서 배워야할 것들을 다 알려주셨어요. 돈 주고도 못 배울 것들이죠. 그때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보답을 하고 싶었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힘쎈여자 도봉순’ 현장은 어땠나.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아이가 너무 좋아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뛰어놀게 하셨어요. 선배님들도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해주셨어요. 제가 팔을 펼치며 문을 여는 장면도 선배님들 도움 덕분이에요.축 처지는 분위기가 없었어요. 마지막 촬영 끝나고 고생하셨다고 인사를 드리는데 스태프 분들이 저한테 ‘사랑한다’고 해주셨어요. 전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제가 먼저 그런 말을 들으니 감동이 밀려왔어요. 이번 포상휴가도 다같이 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즐거운 분위기만큼 애드리브도 많았던 것 같다.처음에는 말 한 마디 더 하는 정도였는데, 감독님이 점점 컷을 안 하시는 거예요. (웃음) 애드리브가 점점 더 길어지다 보니 이제 적응이 됐죠. 대사가 끝나고도 더 해야 할 것 같아서 준비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애드리브가 점점 자연스럽게 가미가 됐던 것 같아요. 박보영 선배님과 붙을 때도 스태프 분들이 ‘너희 둘 사귀지’ 하실 정도로요. ▲ 자연스러운 케미에 ‘국민남친’ 타이틀을 획득했다.대본 자체에 로맨틱한 대사와 장면들이 많아서 더 극대화된 것 같고, 박보영 선배님의 시너지도 컸던 게 아닐까 싶어요. 선배님이 있으면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보이고 연기도 워낙 잘하시니까 그런 합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 박보영을 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더라.볼을 꼬집고 싶을 정도로 너무 사랑스러운데 그런 지문은 대본에 안 적혀 있고... 그게 시작이었어요. (웃음) 박보영 선배님은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우인 것 같아요. 모든 스태프 분들도 선배님을 보면 눈에 하트가 생기더라고요. 전 그게 화면에 담겼을 뿐이에요. 하하.봉순이와 민혁이가 너무 예뻤어요. 민혁이는 여자도 잘 알고 가벼운 연애를 많이 해본 인물인데, 봉순이를 통해 진짜 사랑을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봉순이가 너무 소중하고 스킨십도 아끼고 싶은 거죠. 바닷가 하트 키스신도 그냥 ‘키스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이것도 소중하고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했어요. ▲ 키스신 역시 ‘키스장인’이라며 화제가 됐다.대본에 키스신이 있어서 키스를 하고 역할이기 때문에 한 거죠. (웃음) 시청자들이 감정 몰입해서 봐주시는 것 같아요. 키스신을 너무 못해서 ‘연애 좀 하라 그래’ 그런 소리 듣는 것보다 잘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하하.
▲ 캐릭터 몰입이 좋은 편인가보다.
어렸을 때부터 집중력이 남달랐어요. 혼자 소설을 읽고 있으면 엄마가 집에 들어와도 모르고, 핸드폰 보고 있으면 옆에서 이야기를 해도 잘 못 알아듣고요. 또 느끼는 대로 봐요. 얼굴에 티가 많이 나서 힘든 부분이기도 한데, 진짜 그렇게 느끼지 않으면 잘 안되더라고요. 그 순간만큼은 상대배우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해요. 다만 진짜 감정과 착각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죠.▲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여러 기획사에서도 러브콜이 많았다. UAA를 선택한 이유는.많은 회사가 주신 기회 중 제 기준에 맞고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회사였기 때문이에요. 한 걸음 한 걸음이 소중하고 신중해야 할 때인데, 이 첫 걸음을 본인이 걷는 것 마냥 절실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단 작품에서 보여드리는 부분은 제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고, 내가 잘 걸어갈 수 있게 행보를 만들어줄 수 있을 지를 봤어요. UAA는 예전부터 저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소속 배우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집중이 덜 될 테니, 그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드라마 촬영 내내 박형식의 새 소속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촬영에 집중하고 싶어서 다른 것들은 작품 끝나고 이야기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한편으로는 계속 생각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다행히 이적 확정 기사가 나고 응원들을 해주셔서 안도감이 생겼어요. 이 회사에서 첫 행보가 설레기도 했어요. 이적 확정 후 아침에 일어났는데 공기가 다른 느낌이었어요.▲ ‘힘쎈여자 도봉순’도 끝냈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할 때다.4월에는 차기작 상의할 시간이 안 나서 5월에야 휴식을 가지고 천천히 이야기를 해볼 것 같아요. 여자가 원톱인 드라마였지만 남자주인공으로 나선 게 처음인데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요.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아요. 박보영 선배님처럼 제가 작품을 원톱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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