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 후폭풍… 분양시장 양극화 뚜렷
2017.05.03 17:35
수정 : 2017.05.03 21:30기사원문
분양권 전매 제한·청약자격 강화 등 아파트 분양시장 과열 해소를 위해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1.3 부동산대책 이후 신규 분양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가 하면 반대로 갑자기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역도 있어 분양시장이 완전히 대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 김포지역이 김포도시철도,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 큼직한 개발호재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미분양 소진 김포.세종 '웃고'
김포가 부활하고 있는 것은 교통 등 인프라 개선과 부동산 가격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서울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지난 2월 기준 153가구뿐이다. 지난해 2월에는 미분양 가구가 2377가구에 달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5%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악성물량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신규 분양도 분위기가 좋다. 지난해 12월 걸포2지구에서 분양한 '걸포북변역 우방아이유쉘' 540가구는 한 달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내달 걸포지구에서 대단지 분양을 앞둔 GS건설의 '한강메트로자이' 분양홍보관도 북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김포구간이 개통됐고 내년 김포도시철도 개통이 예정돼 있어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수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세종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1월부터 미분양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 미분양주택은 2013년 12월말 54가구에서 2014년 12월말 433가구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12월말 16가구를 기록한 뒤 이듬해 1월부터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분양시장에서 공급과잉과 그로 인한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해당 지역들이 미분양이 크게 줄어든 배경은 실수요자들을 유인할 만한 굵직한 개발호재와 가격경쟁력 덕분"이라면서 "올봄 분양시장에서도 미분양이 크게 줄어든 지역의 신규 분양은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中 특수 기대꺾인 제주 '울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제주의 미분양 주택은 735가구로, 한 달 새 무려 65%(289가구) 늘었다. 전국 최고치다. 더욱이 올해 많은 주택 공급 물량이 계획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올해 1.4분기 제주도 공동주택 분양 승인 실적은 853가구로, 전년 동기 486가구보다 75.5% 늘었다. 또 1.4분기 주택 준공 실적도 5070가구로, 전년 동기 2769가구에 비해 83% 증가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후폭풍과 최근 이어져온 주택가격 급등 여파로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제주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선정하는 8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도 지정됐다. HUG는 미분양 주택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에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가구수가 50% 이상 증가한 달이 있거나 관련 규정에 따라 이후에도 미분양 해소가 미미하고, 미분양 우려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곳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제주도 제주시는 지난달 말 기준 집계된 미분양 가구 수가 634가구로 전월(355가구)보다 2배 가까이 늘면서 이번에 미분양 관리지역에 포함됐다. 실제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에서 신규 분양한 10개 단지 총 892가구 모집에서 접수가 261건에 그쳐 모두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미분양은 주택시장의 위험 신호인 만큼 선제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HUG 관계자는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업부지를 매입하려면 분양보증 예비심사 대상이 된다"면서 "예비심사를 받지 않으면 추후에 분양보증 신청시 보증심사가 거절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