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마, 그대가 최고의 라인업이니까

      2017.05.15 16:19   수정 : 2017.05.15 16:19기사원문

“최고의 라인업은 당신입니다”월드디제이페스티벌(이하 월디페)의 슬로건이다. 제 아무리 유명한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르더라도 관객이 즐길 수 없다면 소용없다. 특히 음악페스티벌이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을 라이브로 듣기 위한 장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노래와 분위기를 즐기는 축제가 된 요즘, 이 슬로건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13,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월드컵주경기장에서 2017 월디페가 열렸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월디페는 7년 만에 서울에서 열려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앞서 월디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양평,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춘천에서 개최됐다.양일 무대에는 앨런워커(Alan Worker), 자우즈(Jauz), 마이크 페리(Mike Perry), 마데온(Madeon), 플래시 핑거(flash finger), 가렌즈(Garenz)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DJ들이 올랐다.무대는 월드 스테이지, 드림 스테이지, 무인스테이지, 사일런트 디스코 스테이지까지 총 네 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야외부터 클럽, 개성까지 각 무대별로 분위기는 미묘하게 다르게 형성되어 있어 관객들은 충분히 취향에 따라 무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텐션을 끝까지 끌어올린 이들은 들뜬 얼굴로 소리를 지르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친구와 연인뿐만 아니라, 혼자 현장을 찾은 관객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아는 노래가 나오면 큰 소리로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며 리듬을 탔다.페스티벌 첫 날인 지난 13일에 쏟아진 폭우도 관객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티켓을 되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막상 현장에 있던 이들은 오히려 비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월디페에서 열렸던, 물총싸움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워터워(Water war)’가 따로 없다며 궂은 날씨를 기회삼아 더욱 ‘미친 자세’로 놀기 시작했다.저녁이 되어 비구름이 걷히고 날이 맑아지자, 사람들은 더욱 열광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주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일사불란하게 손을 들고 앞뒤로 흔들었고, 좌석에서 바라보는 스테이지의 광경은 환상적이었다.
노래를 몰라도 상관없었다. EDM과 친숙하지 않은 기자도 주변 사람들의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어느새 리듬을 타고 있었다. 나이와 성별 역시 전혀 상관없었으며, 혼자 오든 의상을 어떻게 입든 그 누구도 눈치를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그저 이 자리에는 자신을 내려놓고 즐기기 위한 자들만 모여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 자리에서 플레이되고 있는 EDM이라는 장르는 모두가 더 즐겁게 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최고의 라인업은 당신’이라는 월디페의 취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무대 위 아티스트만이 주인공인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음악을 즐기는 관객 또한 페스티벌을 만들어나가는 주체인 것이다.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든 관객이 이를 받아들이고 몸을 맡길 수만 있으면 된다.이제 와서 말하지만, 월디페에 처음 참석한 기자는 현장에 오기 전 약간은 망설였다. EDM을 잘 모르는데 갈 수 있을까 걱정됐고, 혼자 가서 제대로 즐기지 못할까봐 겁났다. 하지만 월디페는 EDM이라는 장르와 페스티벌이 전혀 어렵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덕분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묘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니 월디페를 갈까말까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이제 그 걱정은 접어두기를. 어차피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심장을 쿵쿵 때리는 비트와 EDM 선율에 자유로이 놓여있을 테니 말이다.
내년 라인업에는 당신의 이름이 올라와 있기를 바란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비이피씨탄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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