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 "콘텐츠 산업 홀대 여전… 미래 먹거리 걸맞은 지원 시급"

      2017.05.25 18:53   수정 : 2017.05.25 18:53기사원문



"과거 IT와 같은 제2의 성공신화가 콘텐츠산업에서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25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콘텐츠산업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자, 청년 일자리의 보고다.

콘텐츠산업 육성을 국가 핵심 어젠다로 삼아 우선적 정책 지원과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콘텐츠산업은 국가 미래를 위한 중요 어젠다인데,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는 적절한 시점에 포럼이 열려 반갑다"며 "우리나라 경쟁력을 키우고 청년 일자리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산업 규모, 세계 7위지만…

국내에서 콘텐츠산업이 태동한 시점을 정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199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본다. 1995~1996년 아이돌 그룹 'HOT'가 중국 대륙을 강타했으며, 게임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의 등장에 이어 2000년대 초반부터 '겨울연가' '대장금' 등 인기 드라마로 '한류'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05조2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9%에 달한다. 수출액은 2016년 63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3% 성장했다. 현재 콘텐츠산업 종사자는 63만명가량으로, 세계 7위 규모다.

국내 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는 넷마블게임즈가 있다. 지난 12일 코스피에 상장한 넷마블 총액은 13조7000억원으로 LG전자(13조3000억원)를 제치고 단숨에 시총 20위에 올랐다.

그러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명성의 뒷면에는 그늘이 여전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열악한 수준의 정부의 정책, 재정 지원이 있다. 김 전 장관은 "4~6%에 이르는 IT, 조선업의 정부 재정 지원율에 비해 콘텐츠산업의 정부 지원율은 0.4%에 불과하다. 이 같은 지원 수준은 한마디로 대단히 열악한 것으로, 정부가 미래 먹거리인 콘텐츠산업을 홀대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꼬집었다. 양극화된 콘텐츠산업 구조와 온라인 게임 이후 선도적 콘텐츠 부재, 저작권 인식 부족 등도 국내 콘텐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또 다른 그늘이다.

■"콘텐츠산업 정책, 리디자인(re-design)하라"

김 전 장관은 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도 새로운 지향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우선 콘텐츠산업의 외부 효과와 시장 실패 대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창작.기술력.저작권.유통구조 등 콘텐츠 생태계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콘텐츠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획기적 지원, 이야기산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좋다고 하지만 여전히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 해리포터를 보자. 이야기산업의 효과는 그만큼 크다.
이야기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신화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게임이나 콘텐츠산업 얘기할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우리가 개구리, 이무기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용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조용철 차장(팀장) 조윤주 박지현 박지영 김경민 이병훈 한영준 기자 남건우 최용준 최재성 송주용 김유아 권승현 오은선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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