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스포츠 실소유주 최순실’ 증거 최씨 자필 메모 제출
2017.06.05 17:21
수정 : 2017.06.05 17:21기사원문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씨는 최씨가 직접 작성한 메모 5장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그는 한때 최씨의 측근이었다가 돌아서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해 왔다.
제출된 증거는 노씨가 독일 출국을 앞두고 최씨가 직접 적은 지시사항이 담겨 있다. 노씨가 직접 메모를 사진으로 찍었으며 5장 중 4장이 최씨가 노씨 수첩에 직접 기재했고, 1장은 노씨가 승마장 관련 인사들의 연락처를 적어놨다. 노씨는 최씨 소유의 코어스포츠 일을 돕기 위해 2015년 8월 독일로 출국했다. 이 회사는 삼성이 정씨를 지원할 때 용역계약을 맺은 업체다.
해당 메모에는 최씨가 코어스포츠의 스태프 구성과 홈페이지 구성 및 로고 색상까지 구체적인 지시가 담겨있었다. 심지어 독일 사무실에 갖출 포스트잇까지 적혀있었다. 검찰은 해당 증거를 제출하며 "코어스포츠는 최씨의 1인 회사이며 최씨 이득을 모두 귀속하는 '지갑'이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설립과정과 회사 구조 등 최씨가 모두 주도한 것을 입증하는 핵심적인 증거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이상철 변호사는 "원본의 존재가 확인이 안 됐다. 문서도 아닌 사진 촬영본이다"며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도 "메모와 삼성 뇌물 사건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이날 법정에서 최씨가 딸인 정씨의 승마 지원 명목으로 삼성그룹에 지원을 받은 것을 두고 문제없다는 식의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노씨는 검찰이 "최씨가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서 들었느냐"고 묻자 "박 전 전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줬다"고 답했다.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박 전 전무에게 "정씨만 혼자 지원하면 나중에 탈이 날 수 있다. 그래서 나머지 선수들을 끼워 넣은 것이다. 삼성 돈을 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만큼 삼성은 치밀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씨는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대화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노씨는 최씨와 딸인 정씨가 반려동물을 두고 싸운 상황을 언급하며 "교육부를 15년간 도와주고 있는데 딸 교육도 마음대로 안 된다"며 "내가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다음 주부터 SK 관련 부분의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주 김창근 전 SK 수펙스 추구협의회 의장 등 관계자 4명을 두 기일에 걸쳐 증인 신문하고, 최태원 회장의 경우 22일께 신문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