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란 옷 입은 과학기술.. 사회 발전 원동력인 창조성 회복

      2017.06.11 17:01   수정 : 2017.06.11 17:21기사원문

최근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통섭과 융합은 눈부신 시너지를 창출하며 각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MIT 출신의 과학자이며 디자이너로 '학계의 스티브 잡스' 로 불리는 존 마에다(John Maeda)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총장은 "과학기술은 문화예술의 옷을 입으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친근하고 쉽게 다가가게 되며, 문화예술은 인간과 과학기술을 감성적으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따라서 20세기는 과학기술이 경제를 주도한 세기라면, 21세기는 문화예술이 이끄는 창조 경제로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고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통섭을 말했다.

또 서로 다른 영역의 교류가 창의성의 근원이라 역설했던 미국 시카고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칙센트미하이 (Csikszentmihalyi)를 비롯한 많은 학자의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이 얼마나 절실하고 필요한 것인지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질적인 영역의 만남과 융합을 통하여 창출되는 효과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필수적인 태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산업 분야에서는 기업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을 위해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정부도 이러한 창의적인 시도를 위한 법률 제정 및 개정으로 독려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본래 그리스 로마 시대에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같은 단어였던 'techne'였다. 인간 본성을 신뢰하며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인본주의였다. 이후 신을 중심으로 하던 중세를 지나 다시 인본주의 사상을 부활시켜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연 베네치아는 과학기술자와 문화예술인이 활발히 교류하였고 그 과정에서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당시 베네치아는 작은 국가로서 과학기술 분야의 특급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묘책으로 '특허제도'를 최초로 도입하여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산업혁명을 거쳐 첨단기술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점점 분리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이룩한 세상은 분명 인간에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제공해주었지만, 그 그림자도 짙어졌다. 인간을 위한 과학기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사회를 발전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인 창조성이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인간이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반문이 시작되면서, 과학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최근엔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재현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과학기술 및 산업분야는 인간을 향해 다시 회귀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특허제도에 뿌리를 둔 지식재산 분야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표현에 뿌리를 둔 스토리텔링 분야의 융합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특히 학문 영역에서는 협동연구를 지향하는 학제 간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지고 컨버전스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과학기술 영역에서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같은 융합된 기술이 트렌드다.

이런 이유로 지식재산과 스토리텔링의 융합은 과학기술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의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는 것이다.
서로 이질적인 두 분야의 결합이 다소 생소하고 어색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이질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창조와 혁신이 일어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지식재산 스토리텔러 이가희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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