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화장에 여성성 강조… 아동복 모델화보 로리타 논란 ‘시끌’

      2017.06.21 08:19   수정 : 2017.06.21 08:54기사원문

최근 아동복 쇼핑몰에 대한 ‘로리타’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성인 모델을 연상케 하는 10세 안팎의 여아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리타란 어린 소녀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아동복 쇼핑몰에서는 짙은 색조 화장을 한 아동 모델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심하면 이성을 유혹하는 듯한 표정을 짓거나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는 등 여성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형 유아복 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견·대형업체들보다 도덕적인 잣대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부모들의 ‘어덜키즈’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덜키즈란 성인과 어린이를 각각 의미하는 어덜트(Adult), 키즈(Kids)의 합성어로 아이들이 화장, 의상 등으로 어른을 흉내 내는 현상을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어린이를 성 상품화하는 ‘로리타 마케팅’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실제 대다수 시민들은 해당 사진을 본 뒤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강모씨(31·여)는 “아이들이 입술을 내밀거나 바나나를 먹는 모습이 과연 아동복 광고에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아동 성 상품화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는 사회적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 중인 주부 김모씨(37·여) 역시 “아무리 콘셉트 화보라고 하더라도 짙은 화장을 한 아이들이 부스스한 머리와 몽롱한 표정으로 촬영한 사진은 보기 거북하다”며 “이따금 해외직구(해외 직접구매)를 위해 외국 아동복 쇼핑몰을 들어가더라도 이 같은 사진은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 아동복 쇼핑몰에서는 ‘로리타 마케팅’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2011년 영국 내 향수 광고에서 17세 모델이 아동처럼 분장을 한 뒤 외설적인 포즈를 취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광고심의위원회는 “모델이 16세 미만으로 비춰질 수 있고 어린 아이의 성 상품화를 정당화한다”며 광고금지 처분을 내렸다.

같은 해 프랑스 유명 잡지에 짙은 화장과 관능적인 표정을 한 10세 여아의 사진이 게재된 뒤 사회적으로 아동 성 상품화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체들에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거나 통화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로리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동 화보촬영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하대 아동학과 이완정 교수는 “일본에서 시작된 로리타 문화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아동 성 상품화 확대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아동 쇼핑몰 화보 역시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데, 만약 부모가 촬영을 허락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해당 사진이 정당해질 수 있는 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부모와 함께 어린이집 원장 등 기관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국내에는 아동 화보촬영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갖춰지지 못한 만큼 이 같은 윤리기준 권고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mw@fnnews.com 신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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