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기승전결”...노래로 알아본 ‘썸’의 4단계

      2017.06.22 10:45   수정 : 2017.06.22 10:45기사원문
분명 과거만 해도 ‘썸’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고, 마음이 간질거리면서도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나오는 이 감정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지 못할’ 영역이었다.그렇지만 ‘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인이 되기 전 단계를 이르는 이 단어는 그토록 벅찬 감정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한 글자 단어가 지닌 저력은 대단했고, 이제 ‘썸’이라는 표현 없이는 관계를 설명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많은 가수들은 썸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적어냈고 멜로디를 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노래들은 보통 남녀가수가 듀엣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달콤한 무드가 특징이다. 더 나아가 ‘썸’이 복잡미묘한 사이를 압축해버린 만큼 그 안에서도 감정의 세세한 단계가 존재하는데, 이하 소개하는 곡들이 바로 ‘썸의 4단계’를 보여주는 음표들이다.

◆ 1단계(기): 풋풋한 설렘 가득...‘좋아한다 안 한다’‘썸’의 시초다. 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이 순간은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가장 혼란스러운 단계이기도 하다. 또 이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상대를 바라보는 하루하루가 늘 즐겁다.블락비 태일과 구구단 세정이 부른 ‘좋아한다 안 한다’는 이런 ‘썸’의 풋풋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곡이다.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 두 남녀의 감정을 다룬 곡으로, 두 사람의 청량한 목소리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좋아한다 안 한다’의 가사는 ‘새삼스레 낯설게 느껴지는 너’에 집중한다. 노래는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내 자신 역시 나도 낯섦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가사는 ‘좋아한다’로 끝맺는다.

◆ 2단계(승): 친구 이상 연인 이하... ‘알 듯 말듯해’관계라는 게 명확히 단계가 나뉘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헷갈림의 연속이다. 이전에는 좋아하는지 아닌지 헷갈렸다면, 이번에는 ‘썸’인지 아닌 지다. 연인 같은 행동을 해도 괜찮은 건지, 그러면 또 내가 오버하는 건지 끊임없이 망설인다.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가 딱 그렇다. 남자사람친구와 여자사람친구의 묘한 분위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딱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인 상태다.비투비가 부른 OST ‘알 듯 말듯해’는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가사 역시 ‘친구인척 아닌 척 때로는 연인인척’이라며 애매한 사이를 표현한다. 제목 그대로 ‘알 듯 말듯한’ 단계이지만, 보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들이 이미 ‘썸’을 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3단계(전): ‘썸’에서 끝나는 거 아냐?...‘울기 일보 직전’사람 사이라는 게 참 오묘한 게, ‘썸’을 타면 그대로 연인으로 발전하면 되지 꼭 의심을 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앞선 헷갈림과는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들이 ‘썸’이 맞는지 의문을 품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우리 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이다.‘썸, 한달’ 프로젝트 일환으로 발매된 키썸X스텔라장의 ‘울기 일보 직전’이 딱 그런 노래다. 말 한 마디에도 민감해지는 여자의 심리를 풀어낸 곡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 같은 썸 때문에 마음 앓이 하는 여자의 마음을 디테일하게 담아냈다.노래에서 화자는 ‘혹시 이런 내가 부담스러운 거라면/여기서 그만 말해줘요 난 돌아갈래요’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확실히 관계를 규정짓고 싶다는 심리인 것이다. 키썸과 스텔라장의 감성적인 목소리는 이런 느낌에 대한 폭풍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4단계(결): 썸 끝, 연애 시작!...‘달달해’이제 눈물은 그쳤고 달달함의 시작이다. 고민하고 뒤로 물러서던 썸 단계를 지나 이제는 드디어 사랑에 골인을 했다. 앞으로 다툴 일도 서로 맞지 않는 일도 생기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달달하다는 것이다.벤이 부른 ‘달달해’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자꾸만 웃음이 나오며,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달콤한 떨림을 노래했다.노래에는 ‘달달해’라는 가사가 수도 없이 반복되는데, 이는 연인들의 핑크빛 분위기를 형성한다.
불확실한 관계를 끝내고 ‘아름다운 우리 둘의 미래를 그려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그 어떤 관계도 아니라는 불안에 울고 싶은 이들을 토닥여준다./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각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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