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들지 않은 새내기 슈퍼 히어로…완벽한 리부트 (리뷰)

      2017.07.04 10:40   수정 : 2017.07.04 10:40기사원문
“어벤져스가 되려면 시험 같은 거 봐요?”
스파이더맨이 드디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돌아왔다. 이제껏 소니 픽쳐스가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탓에,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은 한정적이었다. 이후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스파이더맨은 마블 우주 속 히어로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소식이 기쁜 건 비단 관객들뿐만이 아니었다. 새로이 리부트된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장면부터 마블 측은 스파이더맨을 향한 무한한 환영 인사를 건넨다.

휘황찬란한 타이틀 오프닝을 보고 있자면 마블의 자부심이 대단히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하고 날쌘 장면과 화려한 음악이 함께한 오프닝 시퀀스는 스파이더맨의 귀환을 고대하고 염원했던 마블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그리고 톰 홀랜드는 이 완성된 짜임에 들어가 완벽한 개구쟁이 스파이디로 날개를 활짝 펼쳐냈다.

고등학생인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시빌 워’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후 토니 스타크로부터 어벤저스 합류 소식을 기다리며 전전긍긍한다.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히어로적인 모습을 십분 발휘하고 싶기 때문. 공부는 잠시 뒷전이었다.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 오로지 거미줄을 쏘며 세상을 구하고 싶은 패기로 똘똘 뭉쳤을 뿐이다. 스타크로부터 선물 받은 최첨단 수트에 들뜬 그는 자신의 도시인 퀸즈를 누비며 다닌다.
그러나 그 혈기를 받아준 사람은 자신의 친구 네드(제이콥 배댈런 분)말고는 한 명도 없다. 히어로로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피터 파커는 꾸준히 토니 스타크에게 자신이 어벤져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고자 꾸준히 어필하지만 토니 스타크는 오히려 위험한 일에는 나서지 말라는 말과 함께 난색을 표하며 그의 패기를 애써 외면한다.

그 모습 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피터 파커는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토니 스타크가 속한 어벤져스 멤버들과 함께 세계의 적들을 물리치는 그는 스스로 ‘셀프 동영상’을 촬영하며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이 히어로임을 자랑스러워하고 몸이 근질거리는 그는 철 없는 ‘소년 히어로’에 완벽히 걸맞다.
시종일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년 스파이디 모습에 관객은 혹여나 사고라도 칠 새라 가슴을 졸이지만 피터 파커의 천진난만함과 기특하고 소박한 정의감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이내 웃음 짓게 만들 뿐이다. 그간 마블 세계관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최고의 익살스러움이다. 장난꾸러기 백만장자 아이언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는 무엇보다 톰 홀랜드의 공이 단연 크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미국 하이스쿨의 남고생처럼 빠르게 수다를 내뱉다가도 날렵한 몸짓으로 악인들을 휘어잡는 톰 홀랜드의 활약은 소년과 히어로, 그 간극을 꼼꼼하게 채운다.
성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히어로의 고뇌를 품은 전작 스파이더맨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 기저에 깔려 있던 침울하고 어두웠던 분위기를 완전히 날려버리겠다는 각오가 돋보인다. 기시감 넘치는 영웅적인 면모를 초반부터 내세우기 보다는 히어로와 평범한 하이스쿨 학생의 기로에 선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을 유쾌하게 그리며 차별화된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알렸다.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과 슈트는 빼어난 볼거리다. 단순히 거미줄을 쏘며 악당을 물리쳤던 이전과 달리 576개의 기능이 탑재된 수트는 다채로운 액션을 펼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강력한 미사일만 발사되지 않을 뿐이지, 아이언맨 수트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더불어 아이언맨의 등장은 마블 팬들에게 더욱이 반가울 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한 차례 발군의 ‘케미’를 선보였던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은 멘토와 멘티라는 관계로 발전된다. 히어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들뜬 피터 파커를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스타크의 모습은 꼭 아버지와 아들을 보는 것만 같다. 유머와 재치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핑퐁’식 밀당은 매력적이다.
이번 작품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벌처 역의 마이클 키튼은 극에 무게를 더한다. 과거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은 아이언맨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캐릭터로, 그 사연에도 합당한 사유를 부여해 탄탄한 서사를 세우는 데에 큰 공을 세운다.

그 뿐만 아니라 토르, 헐크, 앤트맨의 깜짝 등장은 반가움을 더했고 캡틴 아메리카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가공할 만한 유머를 선보여 극의 활기를 책임진다. 아이언맨의 경호원인 해피(존 패브로 분)와 잠시 아이언맨과 결별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의 연인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 분)의 등장은 본격적인 ‘마블식 파티’가 열렸음을 제대로 알리는 대목이다.

쿠키 영상은 모두 두 개가 있으니 엔딩 크레딧까지 좌석을 떠나지 않길 바란다. 오는 5일 개봉.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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