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모르는 '정글' 남탕으로 초대합니다

      2017.07.12 18:01   수정 : 2017.07.12 18:01기사원문



우리만의 독특한 목욕문화, 목욕관리사(세신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코믹 창작뮤지컬이 온다.

이름부터 재미있는 '배쓰맨'은 3대째 내려오는 긴 역사를 지닌 남성 전용 목욕탕 '백설탕'이 주무대다. 9월부터 초연하는 '여자들은 모르는 정글의 세계' '웰컴 투 더 남탕'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금까지 여성들은 알 수 없었던 남탕의 모습을 무대 위에 적나라하게 펼친다.

특이한 장소와 흥겨운 노래, 익살스런 대사들로 대학로를 찾는 관객들의 마음을 잡을 준비가 끝났다.

이 공연은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의 새로운 작품이다.
대학로 관광·공연 연계 상품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IR 투자 선정작이기도 하다.

젊은 스타트업의 시선은 남다르다. 기존 시장 질서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한발 앞서 나가는 이들의 도전은 그래서 흥미롭다.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의 미디어데이 '톡! 톡! 콘텐츠 스타트업'에 참여한 상상마루, 어뮤즈트래블, 엠랩, 예술불꽃화랑 등 스타트업 4곳의 표정은 밝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상상마루. 우리만의 목욕문화를 공연을 넘어 머천다이징(MD) 상품 판매, 해외관광객 유치, 에듀테인먼트 등 '원소스 멀티유즈'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상상마루는 수학을 활용한 가족 뮤지컬 '캣조르바'로 공연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이야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는 '수학'을 공연과 접목시킨 아이디어는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대학시절부터 공연을 너무나 좋아했다는 엄동렬 상상마루 대표는 졸업 후 뮤지컬 기획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뮤지컬 시장에 뛰어든 그가 상상마루로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 '캣조르바'다.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고양이 탐정 스토리로, 많은 인기를 끌면서 초연 2년만에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상상마루가 특별한 것은 단지 공연만으로 끝나지 않고 무대 위 주인공을 캐릭터화해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교육 소스도 개발한다는 것. 엄 대표는 "현장 예술인 공연은 다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공연을 원형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 확장이 필요하다. 공연은 물론 다양한 부가 콘텐츠 개발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공연과 관광의 접목을 꾀하고 있는 그가 주목한 곳은 대학로다. 120개가 넘는 공연장이 밀집한 대학로는 독특한 문화공간이다. 그러나 대학로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공연장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엄 대표는 "뉴욕 브로드웨이처럼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이 공연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동대문과 대학로를 하나의 문화벨트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배쓰맨'은 그렇게 탄생했다. 목욕관리사를 무대에 올리며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재밌는 체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장애인 특화 여행 스타트업 어뮤즈트래블, 동영상 기반 올인원 서비스 엠랩, 국내 유일 파이로씨어터(불꽃극) 단체 예술불꽃화랑도 미래가 주목되는 문화콘텐츠 스타트업들이다. 지난해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상품으로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어뮤즈트래블은 이달 발리 여행 기획상품을 내놓는다. 어뮤즈트래블은 앞으로 일본, 태국, 유럽 등 좀 더 다양한 곳으로 장애인 여행 상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어뮤즈트래블이 여행의 시선을 바꿨다면 엠렙은 모바일 동영상의 시선을 바꿨다. 엠랩은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엠스터브(mSTUV)를 통해 동영상 큐레이션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검색, 내비게이션, 쇼핑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예술불꽃화랑은 불꽃을 공연에 접목한 공연단체다.
불꽃을 통해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이들은 지난해 프랑스 창작단체 카르나비에와 공동으로 진행한 '길&패시지'를 비롯해 '화산대' '공무도하가' 등을 공연했고, 이달 '한강몽땅 여름축제'를 시작으로 8월 '통영한산대첩축제', 9월 '대구수성페스티벌' 공연을 앞두고 있다.

한편 콘진원 CKL에는 현재 42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자신들의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21개 업체가 25개국으로 진출해 수출 68억원 등 351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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