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마블 영화의 끝판왕 ‘타노스’가 인류의 먼 친척이라고요?
2017.07.15 09:05
수정 : 2017.07.15 09:05기사원문
“인간은 쉽게 굴복하는 종족이 아니다.
바로 <어벤져스> 쿠키영상(영화 종반에 나오는 단편영상)에 나오는 장면인데요. 최종 보스의 냄새를 풍기던 그를 향해 전 세계 마블 코믹스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원작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슈퍼 빌런(악당), 타노스의 첫 등장이었으니까요.
타노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을 조종한 흑막입니다. 먼저 어벤져스에서 로키에게 외계종족 치타우리의 왕권을 상징하는 창(槍)과 군대를 주고 뉴욕을 침공케 했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는 ‘잔다르’라는 행성을 파괴해주는 조건으로 악당 ‘로난 디 어큐저’에게 희귀유물 오브를 가져오라고 했고요. 오브 속에 파워 스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난이 타노스를 배반, 직접 행성을 공격하는 게 영화의 주 갈등요인입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는 치타우리의 창을 활용해 인공지능 시스템 울트론을 만들려다 실패합니다. 이후 울트론이 스스로 깨어나는데, 이 과정에도 타노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울트론이 인류 말살을 위해 소코비아를 초토화시키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UN이 슈퍼히어로를 관리·감독하는 ‘소코비아 협정’까지 발의되죠. 찬성·반대의 갈등 끝에 어벤져스까지 해체하게 되니(<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내용) 타노스가 MCU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직접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이후 제목 미정의 <어벤져스4>를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되죠.
마블 스튜디오 케빈 파이기 사장은 “타노스는 우리가 만났던 빌런 중 왜 그가 최고이며 최악인지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타노스를 물리친 뒤의 어벤져스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타노스가 MCU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마블 스튜디오는 타노스에게 이만큼 공을 들이고 있을까요?
무엇보다 MCU 계열 영화를 하나로 묶는 인피니티 스톤(이하 ‘스톤’)과 직접 연결된 ‘끝판왕’이기 때문입니다. 타노스는 인피니티 건틀렛이라는 무기로 돌들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도 인피니티 젬(스톤의 코믹스 버전)을 모두 모은 그가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린 전력도 있습니다.
굳이 인피니티 건틀렛이 아니더라도 헐크를 간단히 제압하고 지구의 어떤 것도 부술 수 없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종이처럼 찢어버리는 괴력도 지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행성에서 학살을 저질러 ‘매드 타이탄’(미치광이 타이탄인)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악행이 단순히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짝사랑하는 ‘데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데스는 죽음을 의인화한 여신으로 인피니티 스톤을 만드는 데도 관여한 존재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죽음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도 그녀를 내포하는 중의적 표현이죠.
별명에서 보듯 타노스는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 ‘이터널’이란 종족으로 태어났습니다. 이터널의 정확한 명칭은 ‘호모 사피엔스 이터널스’로 같은 조상을 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인간)과 지구에서 공존하다 해당 위성으로 이주했죠. 쉽게 말해 타노스는 인류의 먼 친척이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타노스의 관점으로 봤을 때 MCU 계열 영화들은 스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타노스는 파워·마인드·타임·스페이스 스톤의 행방을 파악했습니다. (전편 <마블 ‘어벤져스’는 돌(stone)로 시작해서 돌(stone)으로 끝난다> 참조) 이로 미뤄볼 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스톤을 본격적으로 확보하려는 타노스에 맞서는 슈퍼 히어로들을 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승리는 타노스에게 돌아가고, <어벤져스4>에서 전면전을 치르게 되겠죠.
앞으로 개봉될 두 영화에서 그 힘이 어느 정도로 묘사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smw@fnnews.com 신민우 기자 smw@fnnews.com 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