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독식… 삼성전자 뺀 코스피 2000도 안돼
2017.07.14 17:35
수정 : 2017.07.14 20:04기사원문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공이 크다. 그러나 일부 대형주들의 '독식'에 대한 우려도 큰 만큼 상승 열기가 아래로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329조8073억원, 51조 7610억원에 이른다.
특히 코스피지수의 상승은 삼성전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52만4000원이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40%를 넘어섰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95조원이 늘어났다. SK하이닉스도 연초 대비 수익률이 57.94%에 달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7만1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에 의존한 코스피의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이벤트에 의해 기업 가치가 훼손 되거나, 반도체나 정보기술(IT) 업황이 흔들릴 경우 국내 증시 전체가 주저앉을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지수는 초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산출한 코스피 지수는 1880선으로 2000도 채 넘지 못한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소형주로 성장 온기가 옮겨갈 수 있다는 의견과 당분간은 여전히 대형주 위주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5월 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0.6% 상승했다. 그 사이 대형주는 11.9%, 중형주는 5.9%, 소형주는 1.3% 각각 올랐다. 5월 8일 이후 이달 13일까지도 코스피는 7.5% 상승했고, 대형주는 8.8%로 더 많이 올랐다. 중형주의 상승률은 2.7%, 소형주는 1.5%에 그쳤다.
대형주는 코스피 지수보다 상승 폭이 큰 반면, 중소형주는 여전히 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과 코스피 간의 성과 차이를 보면 지금은 대형주 중심의 추가 강세보다는 중소형주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섣부른 중소형주 투자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보이면 외인들이 강하게 들어오는데 이때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며 "당분간 대형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