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설치 교사, 생활기록부 협박에 여성혐오 발언.. 교장도 문제”

      2017.08.04 14:47   수정 : 2017.08.04 14:47기사원문

남자 교사가 여고생 교실에 360도 회전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 교육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학생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4일 이 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 A양 등은 트위터에 ‘N여고’ 계정을 만들고 그동안 B교사가 학교에서 해왔던 행동과 발언을 폭로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문제의 B 교사는 생활기록부를 언급하며 학생들의 입을 막으려 했고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서슴지 않은데다 교장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생각이다.



■“몰카 촬영 발각되자 생활기록부 협박”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 학급 담임이던 40대 교사 B씨는 이날 저녁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 교탁 위 필통 바구니에 와이파이 통신망 기능을 갖춘 카메라 1대를 학생들 몰래 설치했다가 발각됐다. 학교 측은 B씨에게 징계가 아닌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도교육청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양은 “선생님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당일 오후 7시 40분 몰카를 설치했다는 말은 거짓이며 발견 당시 기록해둔 시간이 오후 7시 10분이다. 오후 7시 50분께 선생님이 카메라를 찾으러 들어왔고 처음 카메라와 가까이 위치한 학생들이 카메라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께”라며 “교사 거짓말에 같은 반 급우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고 모두 처벌을 원하고 있다. 몰카 발견 당시 B교사는 ‘너네는 여학생이라서 발끈하냐, 예민하다’고 해서 한 학생이 ‘그게 장난이에요?’라며 눈물을 보여도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얼버무렸다”고 주장했다.

몰카 사실이 발각된 뒤 학생 및 학부모 항의가 잇따르자 B교사는 생활기록부를 운운하는 등 협박성 발언으로 항의전화 자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A양은 “우리 반 학생들이 생기부 기록에 피해를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상황에서 다른 반 친구가 신고해서 이 사건이 알려질 수 있었다. 이후 B교사는 협박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우리는 협박성 발언으로 들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B교사는 저희에게 징계로 휴직을 받았다고 얘기하며 자신이 한 달에 500만원을 버는데 6개월을 쉬게 돼 3000만원을 잃게 됐다고 했다”며 “저희는 B교사가 한 학기 쉴 것이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징계가 아닌 육아휴직인 것도 모르다가 뒤늦게 다른 교사에게 들었다. 내년에도 B교사를 학교에서 보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평소 여혐 발언 서슴지 않아.. 교장도 마찬가지”
또 B교사는 평소 여학생들 앞에서 여성혐오성 발언을 자주 했다는 것이 학생들 전언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화학 과목 담당인 B교사는 양전하와 음전하를 설명하면서 ‘플러스(+)는 남자이고 마이너스(-)는 여자잖아?’라며 그 뒤 플러스는 플러스라고 하는 반면 마이너스는 마이너스가 아닌 여자라고 불렀다. 또 여자가 화장하는 이유는 번식을 위해서이고 자신의 아내에 대해 욕설도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B교사는 “내가 남고에서 근무할 때 남학생들에게 소개팅 나갔을 때 상대방에게 물분자식을 물어보고 ‘H2O’라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박차고 나가라고 가르쳤다. 그 이유는 미래의 아이 머리가 나빠지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학생들은 징계가 아닌 육아휴직을 허락한 교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교장이 지난해 3월 당시 1학년(현재 2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른 뒤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 나오자 학생들을 강당으로 불러모아놓고 “남자들은 공부가 아니어도 돈 벌고 살겠지만 여자들은 몸을 팔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몰카건 뿐만 아니라 교사, 교장 등 문제의 발언, 역시 후속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기 위해 해당 학교에 관계자를 보낸 상태”라며 “방학 중 학생들을 부르는 것은 번거로울 수 있는 만큼 오는 10일 개학하는대로 학생들 증언도 직접 들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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