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는 우원식 원내대표...인청과정 무난 평가. 정기국회가 정치력 시험대
2017.08.20 15:44
수정 : 2017.08.20 15:44기사원문
5월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집권후 첫 원내사령탑의 지휘봉을 잡은 우 원내대표는 그동안 1기내각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처리 등 어느때보다 어려운 정국의 위기 속에 톡톡히 역할을 했다는 주변의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 4분의 3이 남은 임기기간에는 정기국회와 개헌논의 그리고 지방선거까지 빼곡히 자리잡은 초대형 이슈가 많아 그의 정치력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100일간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고 무사히 안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야당과의 대화노력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여야가 충돌이나 파행을 겪은 등 정국의 주요 고비마다 야 3당 원내대표들과 분주히 접촉하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이같은 끈기는 국회 정상화의 물꼬로 나타났다.
원내대표단의 한 의원은 "4당 원내대표회담을 마치고는 사리가 한말이 나왔다"고 했을 만큼 고민과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원내 양당구조와 달리 이번 원내4당 구조에선 각기 요구조건이 다른 야 3당을 상대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야당과 청와대간의 가교 역할도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이 김상곤 교육부총리, 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의 임명을 반대하고 추미애 대표가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추경에 협조하겠다던 국민의당이 보이콧으로 돌아선 7월 임시국회 막판 협상 상황은 그에게 위기였다.
그러나 머리자르기 발언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청와대에 임종석 비서실장 대리 사과를 건의하고 국회 정상화를 제안한 끝에 임 실장의 사과와 조대엽 전 후보자 1인 낙마 카드로 정국 정상화의 발판도 마련했다.
추경 처리과정에선 표단속에 실패하며 정족수부족 사태가 벌어진 점은 그의 오점으로 남았다.
다만 하반기 정기국회는 본게임으로 우 원내대표의 정치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드 국회 인준안을 비롯해,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 건강보험 확대 방안, 탈원전 대책 등 여야 입장차가 첨예한 이슈가 한 둘이 아니다.
우 원내대표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 전략과 관련해 "개혁 민생입법을 해내야 하는데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은 과제"이라면서 "당정청이 힘을 모아 끈기있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지난 7월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논의를 뒤로 미룬 환경부의 물관리 일원화 논의도 그가 풀어내야만 한다.
또 야당이나 당청간 관계 정립문제도 그의 앞에 남은 무거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에서도 야당과의 대화만 강조하다가는 자칫 야당에 끌려만 다닌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고 반대로 대화보다 입법 성적표에 방점을 찍을 경우 여야간 갈등은 더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청간 관계정립에 대해선 지난 5월 취임 일성에서 "당·정·청의 관계는 질서있게 토론하되 수직적 관계이거나 청와대 의견만 대변해서는 안된다"며 "과거에도 당이 거수기 역할을 하거나 일방적인 관계가 됐었는데, 당은 충분히 국민의 민심을 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