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포텐 터졌다...‘피고인’→‘싱글와이프’ 엄현경의 변신
2017.09.05 17:01
수정 : 2017.09.05 17:01기사원문
배우 엄현경의 '로코 포텐'이 터졌다. 왜 이제야 로맨틱코미디의 길에 접어들었는지 모를 정도다.
2005년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로 데뷔한 엄현경은 이후 ‘착한여자 백일홍’ ‘마의’ 등을 통해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을 이어왔다. 이후 ‘드라마 스페셜-시리우스’ ‘굿 닥터’ ‘드라마 스페셜-영희’ ‘최고의 결혼’ ‘파랑새의 집’ 등으로 어둡고 사연이 있는 캐릭터나 똑부러지는 커리어우먼 같은 역할들을 주로 맡아왔다.
지금의 엄현경에게는 이 두 가지의 모습이 모두 남아있다. 최근 종영한 ‘피고인’에서는 뜨거운 욕망을 감춘 나연희를 연기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으며, 현재는 KBS2 ‘해피투게더3’를 진행하면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양극의 매력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엄현경 스스로는 배우로서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있는 캐릭터에 지쳤을 법도 하다. 그래서인지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맥스·유맥스 수목드라마 ‘싱글와이프’는 그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싱글와이프’는 재벌 2세와 완벽한 재혼을 준비하던 주인공이 전 남편과의 이혼이 법적으로 성립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다시 이혼하기 위한 이중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드라마다.
여기서 엄현경은 프로페셔널하고 능력 있는 디자인 실장 라희를 연기한다. 언뜻 보면 그간 해온 역할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주인공으로서 로코 장르를 이끌어간다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싱글와이프’는 엄현경이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로코물이자 주연작이다.
엄현경은 이에 대해 “매번 로코를 하고 싶었는데 악역이나 어두운 역만 들어왔다. 그런데 PD님이 왜 로코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피고인’의 어둡고 사연 있는 캐릭터도 매력 있지만 내게는 로코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라희는 비 오는 날 논두렁에 빠지기도 하고,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기 위해 과한 메이크업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한 직장에서는 후배를 따끔하게 혼내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다른 이들에게는 앙탈을 부리고 허당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분명 작품 속 엄현경은 밝다. 하지만 시트콤이나 예능에서 보여줬던 해맑음과는 다르다. 스토리와 감정선이 부여된 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면서도 곳곳에 사랑스럽고 내숭 없는 요소들을 잘 표현해내 색다른 로코 주인공을 만들어 냈다.
엄현경은 캐릭터 몰입에 대해 “내가 미혼이라 이혼녀 역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결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돼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면서도 ‘내려놓음’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예능도 도움이 많이 됐다.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예능 출연인데 그게 드라마에도 적용됐다. 재밌는 신을 찍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웃길지 생각하게 됐다”고 코믹(?) 연기의 비결을 밝혔다.
이와 같이 다채로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엄현경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인정받고 있었다. 그가 드라마 ‘싱글와이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댓글에는 ‘왜 엄현경이 이제야 주연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특히 전혀 성격이 다른 ‘피고인’과 ‘해피투게더3’를 병행하던 때는 대중들이 캐릭터를 넘나드는 엄현경의 몰입도에 감탄하게 만들었다.
아직 ‘싱글와이프’는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엄현경이 또 숨겨놓은 로코 포텐을 터뜨릴 일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점점 엄현경이라는 배우에게 확신을 주는 작품 ‘싱글와이프’ 속 그가 기다려진다./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fn스타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