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우진 “무대를 허락해 준 분들, 정말 감사해요”(인터뷰)

      2017.09.08 16:50   수정 : 2017.09.10 00:37기사원문





'가수'란 노래 부르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대중문화인을 뜻한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가수가 있지만 정우진은 15년 가까이 노래를 부르며 생활을 해온 '생계형 가수'다. 미사리의 라이브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동안 거쳐간 가게들도 엄청나게 많다.



10년 가까이 일을 하다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그의 고민도 깊어졌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일은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 10년 정도는 대타를 했다. 고정 가수가 가게를 쉴 때 그 시간에 대신 들어가는 방식이었는데, 나름대로 틈새시장 공략을 한 셈이었다. 고정으로 일하지 않아도 수입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3~4년 전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라이브 카페의 손님이 없어지면서 대타를 안 쓰는 가게들이 많아진 것. 가수가 없으면 없는대로 그렇게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다가 시대가 변하면서 라이브 카페에서 가수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그러던 정우진이 재작년에 색다른 경험을 했다. 몸이 크게 아파서 일을 잠시 쉬었다가 우연찮게 밴드에 합류하게 된 것. '히든싱어'에 '의정부 이은미'로 출연했던 박연경을 소개 받아 오디션을 봤고 함께 밴드로 일을 했다.

"매일 혼자 하다가 밴드를 처음 하니까 사운드 때문에 귀가 멍멍하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었어요. 제가 바라던 톤이 있어서 흉내도 내곤 했는데, 밴드를 하면서 안 내던 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뒤에서 나오는 세션들의 소리를 목소리로 이겨야 하니까 열심히 했어요. 하다 보니까 그게 재밌더라고요. 밴드는 석달 정도 유지했어요. 밴드 이름은 급조했는데 저에겐 크게 선택권이 없었죠. 누님이 메인이었으니 '히든 밴드'로 정해서 활동했어요."






실력자들과의 만남은 정우진에게도 '약'이 됐다. 실력도 쑥쑥 느는 기분이었다. 그는 "잘하는 분들이랑 하니까 좋았고, 연습이 제일 재밌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 후엔 어딜 가도 '훨씬 나아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과거 노래에 흥미를 잃은 시간도 있었지만 그때부터 다시 재미를 찾았다. 안 했던 노래들도 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욱 도전적인 자세를 갖고 임했다.

정우진은 지역별 가게들의 특징이나 손님 특성 등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서 무대에 서기 전까지 손님들과 그날의 분위기를 읽고, 거기에 맞는 무대를 보여주는 것 또한 그의 의무고 능력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웬만큼 도가 텄다. 하지만 여전히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시간 외에는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본다고 했다.

"제가 처음 (가게에) 들어가서 하는 게 악기 셋팅하고 손님을 훑어봐요. 첫 곡에서 그날 하루가 결정이 돼요. 처음이 잘 풀리면 뒤는 쉽게 가더라고요. 선곡을 할 땐 손님들의 연령층도 봐야 하고 '이건 될 거 같아' 하는 노래들을 부르죠. 이미 어느 정도 가게 분위기가 형성이 돼있는 곳들도 많아서 그 패턴을 따라가기도 하고요."

가수라면 누구나 음반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게 정상이다. 정우진 역시 주변에서 음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제는 할 때가 됐다"는 얘기도 듣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엔 아직 모자란 거 같다고 고백했다. 지인 중에 메이저 작곡가들도 있고, 도와준다는 이들이 많이 있단다. 언제가 될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가 찍힌 앨범을 바라보며 웃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노래를 사랑하고, 평생 노래를 부르며 살 정우진은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 항상 아들을 '최고'라고 생각해주는 부모님에게도 감사하고 송구스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고마운 분들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고, 주어진 기회들에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

"제가 생계형이다 보니까 페이를 많이 받고 적게 받고를 떠나서 오래 할 수 있는 곳이 편해요. 아는 손님도 자주 뵙고, 저에게 인사해주시면 좋죠. 라이브 카페 외에도 초저녁에 찜질방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노래도 했었어요. 전에는 밤늦게 일을 마칠 때가 많았는데, 손님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가 설 수 있는 무대를 허락해 주시고 기회를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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