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지방선거 패배…연정 추진 동력 상실

      2017.10.16 15:05   수정 : 2017.10.16 15:44기사원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민당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서부 니더작센주의 조기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연정구성 협상에서 목소리를 높이려던 메르켈 총리의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앞으로 이어질 기민당과 자민당, 녹색당 간 3당 연정협상이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의 보수파 정당인 기민당은 이날 치러진 니더작센주 조기총선에서 이전 연정 파트너였던 사민당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독일 공영방송 ZDF가 출구조사와 초기 개표결과를 토대로 집계한 득표율에 따르면 기민당은 34.3% 득표율로 37.1%를 얻은 사민당에 밀렸다.


사민당의 스테판 바일 니더작센주 총리가 이 지역에서 인기가 높았던데다 7월 사민당이 지역의회에서 1석이 빠지면서 1위당 자리를 빼앗기자 그의 요구로 이번 조기 지방선거가 이뤄진 점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원래 사민당 인기가 높은 지역에서 사민당이 수성한 것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방선거의 특색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니더작센주 선거 패배는 메르켈 총리의 연정구성 추진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민당이 지난달 24일 총선에서 1949년 이후 최악의 득표율을 기록한데 따른 충격이 잦아들지 않은 상태여서 그 충격은 더 클 전망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시작될 연정구성 논의에서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달 총선 뒤 새정부 구성을 거부한 메르켈은 니더작센주 선거 승리를 연정구성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계획이었지만 이같은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18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 환경보호 정당인 녹색당과 베를린에서 첫번째 연정구성 논의를 시작하는 메르켈 총리는 3당의 색이 상당히 달라 정책 목표 등을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WSJ은 독일에서 연정구성 협상은 통상 오래 걸리지만 이번에는 3당이 온갖 이슈에서 이견을 보이는터라 협상이 더 오래 지속돼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에서 3당 연정은 2차 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여론 흐름도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에 불리해 협상력 부족에 따른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발표된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달 5~11일 독일 전역 유권자 196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31%에 그쳤다. 6년만에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본대학의 정치학 교수 틸만 마이어는 "난민 위기가 주된 이유"라면서 "메르켈 총리는 더 이상 난공불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3당으로 첫 의회진출에 성공했던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니더작센주 선거에서는 맥을 못췄다. 득표율이 6%에 그쳤다.


AfD는 구 동독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옛 서독 지역인 니더작센주에서는 지지율이 바닥을 맴돌아 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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