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 국유재산 가액, 강남 고급아파트 한 채 가격에 불과
2017.10.16 08:46
수정 : 2017.10.16 08:46기사원문
복원가액을 기준으로 책정된 궁·능 문화재의 국유재산 가액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어 이를 현실화하고 보험가입 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유재산법상 국유재산 가액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궁·능 문화재(궁궐, 능)의 경우 취득원가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복원비용을 고려해 국유재산 가액을 책정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경주시)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궁능문화재 보험가입 내역’에 따르면,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경복궁의 핵심인 근정전은 국유재산 가액이 3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왕대비가 머물렀던 처소인 자경전은 12억원, 왕비가 거쳐했던 침전인 교태전은 16억원, 창덕궁 인정전은 14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어 서울의 고급아파트 가격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국유재산 가액이 문제가 되는 것은 만에 하나 문화재가 소실되었을 경우, 막대한 복구비용이 들어가지만 국유재산가액에 따른 보험가입금액이 이에 턱없이 부족해 보험금액으로 복원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전소된 숭례문의 경우, 복원비용이 국비 등 약 270억원이나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가입액과 수령액은 약 9500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낮은 궁능 문화재의 국유재산 가액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문화재청에서는 국유재산 가액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험을 가입해 왔던 것이다.
김 의원이 밝힌 ‘최근 5년간 궁능 문화재 국유재산 가액 대비 보험가입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3년 711개동의 국유재산 가액은 2,809억원인데 비해 보험가입금액은 40%수준인 1,151억원에 불과했으며, 일부 궁능문화재를 제외하고 그동안 연간 40%수준으로 보험에 가입해오다가 지난해 70%수준으로 올랐다.
김 의원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궁궐 문화재의 가격을 매기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지만, 복원비용 등을 합리적으로 추산할 수 있는 만큼 국유재산 가액이 현실화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지금처럼 낮은 국유재산 가액으로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실제 소실시 복원 비용을 제대로 충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복원비용 추정을 바탕으로 국유재산가액을 현실화하고, 이에 따른 보험가입으로 만일에 있을 사태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