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의 새 성공방정식 "안에선 쪼개고 밖에선 합친다"

      2017.10.22 17:33   수정 : 2017.10.22 21:57기사원문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들이 잇따라 내부 사업부는 자회사로 분사시키고, 외부에서는 다른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안에서는 기업을 쪼개고, 밖에서는 경쟁기업끼리 손을 잡는 전략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외부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독립적인 구조를 만들어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탈바꿈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내부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다른 기업과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네이버, 스노우.네이버웹툰.네이버랩스 분사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기업들이 내부 사업부를 계속해서 분사시키는 한편,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스노우 사업부를 분사,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기술개발을 위한 별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설립했고,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사업에 주력하는 네이버웹툰도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켰다.

카카오 역시 내부 사업부를 쪼개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간편결제 사업을 진행하는 카카오페이가 분사했고, 게임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게임즈도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카카오의 게임사업부 인력들도 모두 카카오게임즈로 통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별도 자회사로 분리됐다. 정주환 대표를 필두로 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내비, 카카오맵 등 이동과 관련된 카카오의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조만간 카카오파킹 서비스도 선보인다. 23일에는 택시와 드라이버 등 카카오의 모든 이동 관련 서비스를 한데 모은 새로운 플랫폼 '카카오T'도 론칭한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분사가 무조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파트너와의 협력, 투자금 유치 등과 같은 조건이 만족된다면 분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분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간편결제 '페이코'를 담당하는 사업부가 NHN페이코로 분사했다. 분사한 NHN페이코는 지난 9월 GS홈쇼핑과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창업투자조합으로부터 각 500억원과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선다.

■다양한 분야 기업과 협력은 강화, 전 산업에 ICT 융합

이처럼 내부 조직을 쪼개는 데 바쁜 인터넷기업들이지만 외부에서는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추진하느라 분주하다.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 기업을 파트너로 맞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시작으로 롯데정보통신,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과 협력, 자동차, 오프라인 유통매장, 가전제품 등에 카카오 아이 플랫폼을 공급하기로 했다.

네이버 역시 AI 플랫폼 클로바 확장을 위해 대우건설과 손을 잡았다. 대우건설이 건설하는 아파트에 '클로바'를 공급하는 것이다. 또 네이버는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투자를 단행, 파트너십을 공고히했다. 이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음원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영원한 경쟁자일 것 같던 두 기업이 함께 웹툰을 활용한 게임 서비스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웹툰 기반 게임을 함께 선보이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시로 융합하고 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혀 관련이 없던 기업들이 경쟁하게 되고, 또 경쟁하던 기업들이 힘을 합치게 된다"며 "덩치가 큰 기업들은 속도가 빠른 작은 기업에 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큰 기업들도 조직을 쪼개 작은 기업으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방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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