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두 개의 寶劍(보검) vs. 두산 네 개의 名刀(명도)

      2017.10.23 20:10   수정 : 2017.10.23 20:10기사원문
'어느 팀이 이기길 것 같나?' 야구기자에게 이것만큼 곤혹스런 질문은 없다. 물론 여러 가지 데이터나 현장에서 느낀 감으로 답을 말해줄 순 있다. 그러나 스스로는 알고 있다.

자신의 대답이 얼마나 불확실한지를. 25일부터 시작되는 올 한국시리즈 예상 역시 마찬가지다. KIA와 두산, 두 팀은 모두 챔피언의 자격을 가진 팀이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강점이 워낙 두드러지긴 하지만 약점도 만만치 않다.

이번 시리즈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질적인 우세가 양적 우세를 이길 것인가'이지 않을까. KIA는 20승 투수를 2명 보유하고 있다. 양현종과 헥터는 각각 올 시즌 20승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장원준, 니퍼트, 유희관, 보우덴 등 이른바 '판타스틱 4'를 자랑한다. 2개의 보검과 4개의 예리한 칼이 맞붙는다.

36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한 팀이 두 명의 20승 투수를 배출한 것은 딱 두 차례 뿐이다. 1985년 삼성이 김시진과 김일융 두 20승 투수를 내세워 아예 한국시리즈를 없애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한번은 올해 KIA다.

지난해까지 한국 프로야구는 17번 20승 투수를 배출했다(한 투수가 여러차례 한 것 포함). 20승 투수가 한국시리즈를 치른 것은 모두 9차례. 그 가운데 6번을 이겼다. 승률이 6할6푼7리다. 20승 투수를 가진 팀이 그만큼 유리하다.

두산이 기죽을 일도 없다. 두산의 판타스틱 4는 지난해 말 그대로 완벽했다. 한국시리즈서 유희관, 장원준, 보우덴이 각각 1승씩을 올렸다. 니퍼트 역시 8이닝 무실점으로 환상적인 피칭을 했다. 그들 가운데 셋은 2016년에도 각각 1승씩을 거두었다.

통계적으론 두 명의 20승 투수를 보유한 KIA가 유리하다. 하지만 KIA는 뒷문 쪽이 약하다.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서 볼 수 있듯 올 가을 야구는 선발보다 불펜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KIA 불펜의 정규리그 평균자책점은 5.71로 전체 8위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 불안했다. 이에 반해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31로 전체 1위다. 후반으로 갈수록 두산은 힘을 발휘한다. KIA는 시즌 도중 넥센에서 김세현(18세이브, 5.40)을 데려와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이용찬(22세이브, 4.40) 김강률(7세이브, 3.44)에 비하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불펜 싸움으로 넘어가면 아무래도 두산이 유리하다. 결국 승패는 양현종, 헥터 두 20승 투수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길게 던져주냐에 달려 있다. 한국시리즈는 4승을 먼저 올리면 끝난다.
이들 둘은 최소한 두 차례 등판한다. 둘 다 2승씩 거두면 게임 오버다.
그렇지 않으면 곰의 뚝심에 당하기 십상이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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