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없는 'FA 전쟁' 승자는 누가 될까

      2017.11.08 20:02   수정 : 2017.11.08 20:02기사원문
프로야구에 비시즌(off season)은 없다. ESPN 메이저리그 담당 수석기자 팀 커크지안의 말이다. 과거의 비시즌이 난로가에 둘러앉아 내년 시즌 전망을 도란도란 주고받던 한가한 '스토브 리그'였다면 지금의 비시즌은 정규시즌에 버금가는 전선의 치열함을 잃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모든 구단과 에이전트가 총출동하는 윈터미팅(winter meeting)이 열리고, FA(자유계약선수)와 트레이드, 팀 리빌딩을 위한 각종 회의가 잇달아 개최된다. 2018 시즌 성적은 사실상 2017 겨울에 결정된다.
비단 메이저리그뿐일까. 국내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최근 3년간 두산과 KIA가 우승을 차지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두 구단 모두 'FA 전쟁'에서 승리한 공통점을 지녔다. 두산은 84억원에 투수 장원준을 데려와 2015년과 2016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KIA는 100억원에 최형우를 붙잡아 올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이대호를 다시 영입해 지난해 8위에서 3위로 도약, 가을 야구 진출 한을 풀었다. 물론 대형 투자가 무조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차우찬을 품은 LG는 오히려 미끄럼을 탔고, 최근 가장 활발하게 지갑을 열었던 한화는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FA 전쟁'을 주목하는 이유는 당장 FA를 능가할만한 획기적인 전력 향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7일 18명의 FA를 공시했다. 김현수(29), 황재균(30) 등 해외 U턴파와 손아섭(29·롯데), 민병헌(30·두산) 등 대어들의 진로가 눈길을 끈다.

포수 자원이 부족한 국내 프로야구 현실을 감안하면 강민호(32·롯데)의 존재감도 두드러진다. 투수 안영명(33), 내야수 정근우(35·이상 한화), 손시헌(37·NC) 등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들이 즐비하다. 올 겨울 FA 시장 최대어로는 김현수가 손꼽힌다. 메이저리그서 2년간 뛰면서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국내 야구서의 가치는 여전하다. 최고 수준 타자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3할-20홈런-100타점이 가능하다. 야구계 주변에서 삼성과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이 솔솔 새나오고 있다. 삼성은 최근 대형 투자를 꺼려왔으나 2년 연속 9위에 그쳐 대변신이 점쳐지고 있다.

황재균의 경우 kt로 갈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 이를 위해 kt가 100억대 돈묶음을 준비하고 구단 고위층의 허락까지 받아두었다는 시나리오가 퍼져있다. 국내파인 손아섭과 민병헌의 무게도 이들 못지 않다. 두 명 모두 정교함과 수비, 심심찮게 터트리는 한 방 능력까지 갖추었다.

대어급 FA를 데려오려면 100억원, 혹은 그 이상의 거금이 필요하다.
과연 그만한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없지 않다. 가성비를 따져볼 때 외국인 선수에 주력하는 편이 낫다는 FA 비관론도 있다.
그러나 장원준, 최형우에게서 보듯, FA는 즉효성을 지닌 처방임에 분명하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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