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채널 복원 계기 고위급회담, 이산상봉 등 가능할까
2018.01.04 16:14
수정 : 2018.01.04 16:14기사원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신년사),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 지시 등으로 남과 협상 의지가 높아 향후 추가적인 논의 기대감도 나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제안한 고위급 당국회담을 받아들일 경우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의 폭이 훨씬 넓어질 수 있다.
■연락채널로 아직 구체적 협상없어
4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연락채널 복원 이틀째를 맞아 오전, 오후 세차례 통화가 이뤄졌지만 회담관련 언급은 없이 종료됐다. 오전 9시30분(평양 오전 9시), 오후 4시 통화에서 북측은 "알려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했다. 이후 북측은 오후 4시30분 우리측에 "오늘 업무를 마감하자"고 전해 이날 업무가 종료됐다. 전일 연락채널을 1년 11개월만에 재개통했을 때도 통신선 이상 유무를 기술적으로 점검하는 수준에서 끝났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통일부는 지난해 7월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위해 남북한 군사 당국 회담, 적십자 회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이번에도 북한이 고위급 당국회의를 받아들이고 평창 올림픽 참가가 순항할 경우 이산가족 상봉 등 의제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평창 참가 문제와 남북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다양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향후 협의가 진전된다면 북측의 평양·개성·금강산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남북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향후 더 큰 성과 나올까 기대
하지만 북측은 남북 고위급 당국회의 제안에 아직 반응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폐지 이후 1년 11개월만에 남북 연락채널 복원의 첫단추를 꿴 상태여서 평창올림픽 이상의 의제로 이어지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그동안 여러차례 마찰을 빚은 '격'도 맞춰야 한다. 과거 북측은 대표의 격이 맞지 않다고 트집을 잡아 수차례 회담이 결렬되기도 했다.
이날 통일부측은 "북측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남북 고위급회담 수석대표가 된다면 우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평창 올림픽 등을 계기로 남측과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향후 남을 통해 미국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나오는 미국과 대화를 위해선 여러가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미국이 기존과 달리 북한의 대화는 핵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탕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북한이 내주로 예상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유보하거나, 플루토늄 추출을 동결하는 등의 신뢰감 있는 액션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