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금융시스템..그러나 완화정도 따른 불균형 누적 위험 상존

      2018.02.08 12:00   수정 : 2018.02.08 12:00기사원문
한국은행이 최근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충격흡수능력 제고로 인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지만 금융불균형 누적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장기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비율이 규제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순대외채권 및 외환보유액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단기외채비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지급능력 역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가계신용의 경우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었으나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해 가계부채 총량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계의 소득대비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점차 상승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증대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가계부채 누증이 장기적으로 소비를 억제해 실물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대출이 특정 업종이나 차주에 편중되는 집중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관련 업종의 익스포저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차주별로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의 동 대출도 빠르게 증가했다.

특정 부문에 대한 대출이 전체대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증가세가 빠를 경우 시장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악화 등에 따라 해당 부문의 부실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이 저금리 환경에 대응하여 자금운용 과정에서 고수익을 위한 위험추구 성향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보험회사의 경우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하는 매도가능채권 보유비중을 늘렸다. 보험회사 전체 보유채권 중 매도가능채권 비중은 2013년 말 68.6%(186조 원)에서 2016년 말 72.1%(235조 원)으로 증가했다.

증권회사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고수익원인 우발채무 보증을, 그리고 신용카드회사는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 대출을 확대했다.

단기간에 자금운용구조를 바꾸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 금리 상승 시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경제회복에 따라 완화정도의 폭이 적절히 조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 확대될 수 있음을 함께 시사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잠재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앞으로도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 변화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완화기조의 장기화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 그리고 이러한 불균형 누적이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미칠 영향에 유의하면서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crystal@fnnews.com 구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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