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걸린 병원 방사선사…法 "업무상 재해 인정하라"

법원이 20년간 병원 영상의학과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방사선과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승원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1987년부터 2007년까지 B병원 영상의학과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다 2012년 만성 골수 백혈병이 걸렸다.

만성 골수 백혈병은 혈액에 백혈구가 매우 증가하는 병으로, 10만명당 연간 1.5명이 발병률을 보인다. A씨는 병원 방사선사로 근무해 생긴 결과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요양불승인처분을 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20년간 방사선사로 근무하면서 전리방사선에 지속해서 노출됐다"며 "게다가 A씨는 촬영한 필름을 현상하는 업무도 했는데 현상액에 백혈병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벤젠 성분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2002년부터 금연을 해왔고 방사선 피폭이나 벤젠 노출 외에 백혈병 발병원인이 될 만한 요인은 물론, 가족 중에도 백혈병에 걸린 사람이 없다"며 백혈병과 직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e-mail]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