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완급조절' 나선 정부..이산가족 상봉카드 제시
2018.02.18 14:08
수정 : 2018.02.18 14:08기사원문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귀환한 이후 북측은 연일 대남 유화공세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코피전략론(제한적 대북 선제타격 구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대화파인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북미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우리측 "이산상봉 빨리 이뤄져야"
우리측은 일단 남북정상회담은 북미대화 등 국제사회의 분위기 조성에 나서면서 이산가족상봉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남북대화가 미국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평양 초대장을 받았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측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설날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에 대해선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주문을 내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설날인 지난 16일 파주시 임진각 방배단 망향경모제에서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남북 모두 민족 앞에 부끄러워 해야한다"며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에 호응한다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1·9)에서도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한바 있다. 하지만 북측은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류경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여성종업원 12명과 2011년 입국한 김련희씨 송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종업원 12명과 김씨에 대해 "우리 국민을 북송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美, 대북 압박을 통한 대화 기대
미국은 대북 압박을 통한 대화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잔인한 독재정권이 파괴적인 무기로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없게 해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김정은 정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 CBS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남측에는 유화공세를 펴고, 미국에는 적대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8일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나가야 한다' 제하의 보도에서 "첨예한 정세가 새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완화되고 북남관계가 면모를 달리하고 있다"며 "북남사이의 접촉과 왕래,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해 북남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북미접촉을 꺼린 행보를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보도에서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다"며 "겨울철올림픽을 정치적공간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가 평양을 최소 2차례 방문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을 논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북한은 올림픽 참여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한미합동훈련을 연기 필요성을 제기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월 1일 신년사에서 올림픽 참가를 밝혔다고 했다. 이와관련 정부는 공식적으로 전혀 아는 바 없다고 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