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러브’ 현실이 된다

      2018.02.26 19:45   수정 : 2018.02.27 09:53기사원문

영화가 현실이 된다. '글러브(감독 강우석)'는 충주 성심학교를 배경으로 한 야구영화다. 2011년 개봉해 거뜬히 18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해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 '토르:천둥의 신'(169만명)을 눌렀다. 역대 야구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 수. 최동원과 선동열을 소재로 한 영화 '퍼펙트 게임'(150만명)의 기록도 가볍게 넘어섰다.


영화는 충주 성심학교에 새로 부임한 임시 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학교 야구선수들은 모두 청각장애 학생들이다. 임시 코치(정재영 분)는 프로야구서 툭하면 사고를 치던 말썽꾸러기.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둘 사이에 기막힌 반전이 일어난다.

이들은 티격태격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지만 조금씩 한 팀(one team)을 이뤄간다. 영화 속 충주 성심 야구부의 꿈은 전국대회 1승. 결국 그들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스크린을 벗어난 영화는 7년 만에 현실로 바뀐다. 영화에 나오는 10명의 선수들은 그대로 실재 선수들로 오버랩 된다. 숫자만 한 명 줄어들었을 뿐이다. 충주 성심 야구부의 현 소속 인원은 모두 11명이지만 그나마 2명은 중학생들이다.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 출전해야 간신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는 2002년 창단됐다. 이듬해 봉황대기에 참가해 처음 전국대회를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선수단 구성을 못해 모든 고교야구팀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봉황대기조차 나가지 못했다. 영화 속 꿈이던 1승은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야구부는 해체 위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말 김재현 감독이 팀을 맡아 재충전 중이다.

영화에서처럼 충주 성심 야구부에 새 일일감독이 부임한다. 프로야구 첫 타격 3관왕(홈런, 타율, 타점)이면서 SK 감독을 지낸 이만수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60)이다. 이만수 부위원장은 불모지 라오스에서 '야구 전도사'로 활약해오고 있고, '헐크 파운데이션'을 통해 각종 유소년 단체를 후원, 지도해 주고 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단 이틀이지만 충주 성심 야구부를 지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자주 찾아가 선수들을 만나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만수 전 SK감독은 26일 충주로 내려가 선수단과 1차 상견례를 했다.

이만수 전 SK감독이 이끌게 되는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는 오는 3월 7~11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리는 제5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파이낸셜뉴스·부산파이낸셜뉴스 공동주최)에 초청돼 이벤트 경기를 펼친다.
대회 결승전(11일)에 앞서 열리는 이번 친선 경기의 상대는 백구회(회장 신경수). 왕년의 야구 스타들로 구성된 백구회 선수에는 성기영 전 롯데 감독, 이종도 전 MBC 청룡 수석코치, 황동훈 전 동국대 감독, 주성노 전 인하대 감독 등이 포함돼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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