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에도 유럽 금융시장 상승…"지속 어려워"

      2018.03.06 13:42   수정 : 2018.03.06 13:42기사원문
이탈리아 총선에서 시장이 우려한대로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절반에 가까운 표를 긁어모으며 정정혼란을 예고했지만 유럽 금융시장은 차분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럽 경제회복이 이탈리아 총선에서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포퓰리스트 득세라는 정치적 불안을 압도할만큼 호재로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제회복만으로 시장 흐름을 지탱하기는 어렵다면서 상승흐름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이탈리아 총선에서 기성정당들이 맥을 못추고 무너졌지만 유럽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로 가치는 지난주말에 비해 0.1% 오른 유로당 1.234달러로 상승했고, 주식시장도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 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600 지수가 1.04%,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65% 올랐고,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0.6%, 프랑크푸르트 닥스 지수는 1.49% 뛰었다.

장 후반 거래가 시작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뛴 것이 유럽 증시에 호재가 됐다.

이탈리아 시장만 약세를 보였다.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가 장초반 1% 넘게 빠지며 1월 기록한 최고치에 비해 10% 넘게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 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좁혀 0.42% 하락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역시 뛰었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분트)와 이탈리아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10년물이 1.42%포인트에서 1.46%포인트로 벌어졌다.

WSJ은 국채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이 이탈리아의 정치적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스프레드가 여전히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채무위기 당시는 물론이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어서 우려가 크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유로존 경제회복이 이탈리아 등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을 잠재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 초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할 정도였다.

라보뱅크는 "결국 경기순환의 긍정적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특히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스프레드 확대는 매수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침체를 겪던 이탈리아 경제는 최근 체질을 개선해 수년간의 침체를 딛고 성장 시동을 걸고 있다.

수년동안 침체됐던 수입이 2016년과 2017년 10% 가까이 증가했고, 은행들의 총여신대비 부실대출(NPL) 비율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 성장이 정치적 리스크를 계속해서 압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정책·리서치 부문 책임자 엘리엇 헨토브는 "시장이 결국에는 유로 자산이 계속해서 오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경제 외에 더 필요한 것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조적으로 현재 유로존은 (상승세) 막간을 즐기고 있는지 모르지만 (언제 급변할지 모르고 결국) 유로존 드라마는 끝나려면 멀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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